역대 최대 169개 화랑·갤러리 참가
거장과 신진 한 무대에…봄 미술시장 첫 시험대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첫 장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2026 화랑미술제'가 8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행사는 12일까지 이어지며, 올해는 역대 최대인 169개 화랑·갤러리가 참여한다. 공식 라인업 기준으로 900여 명의 작가가 1만여 점의 작품을 내놓는다.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화랑미술제를 찾은 관람객들이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화랑미술제를 찾은 관람객들이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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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미술제는 1979년 '한국화랑협회전'으로 출발한 국내 최초 아트페어다. 올해로 44회째를 맞았고, 한국화랑협회 창립 50주년과도 맞물린다. 행사장에는 협회의 지난 반세기를 아카이브 자료와 문서, 영상, 역대 회장 인터뷰로 되짚는 특별전도 함께 마련됐다.

올해 화랑미술제의 형식은 더 선명하다. 화랑 규모와 무관하게 참가 화랑은 모두 가로·세로 6m의 동일한 부스에서 작품을 건다. 부스 크기로 힘을 겨루기보다 작가와 작품 자체로 승부를 보게 한 셈이다. 대형 화랑, 원로 화랑, 젊은 갤러리가 한 바닥에서 맞붙는 화랑미술제의 성격도 이 규칙에서 드러난다.


볼거리는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거장과 중견 작가를 전면에 세운 메인 부스다. 갤러리현대는 지난 1월 타계한 정상화의 작품을 내걸고, 국제갤러리는 김윤신·박진아·김세아의 작업을 소개한다. 다른 하나는 지난해 신설 뒤 존재감을 키운 '솔로부스'다. 올해는 19개 갤러리가 참여해 C홀 메인 동선에서 한 작가를 집중 조명한다. 가나아트의 문형태, PKM갤러리의 정현, 학고재의 채림 등이 대표적이다.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화랑미술제를 찾은 관람객이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화랑미술제를 찾은 관람객이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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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를 전면에 내세운 흐름도 더 짙어졌다.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 Edition 7'에는 700여 명이 지원했고, 김수연·박시월·송다슬·윤인선·이수지·이신아·이진이·정미정·정진·하성욱 등 10명이 최종 선정됐다. 관람객 투표와 현장 심사를 거쳐 우수작가 3인을 뽑고, 후원사인 KB금융그룹은 별도로 'KB스타상'도 시상한다. 화랑미술제가 이제는 단순한 판매장이 아니라 신진 작가의 시장 진입 통로까지 함께 맡고 있다는 뜻이다.


거래만 앞세운 행사도 아니다. D홀 토크라운지에서는 줌인 참여 작가와 비평가가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이어지고, 11일에는 미술품 감정과 2026년 국내외 미술시장 전망을 다루는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VIP와 일반 관람객을 위한 도슨트 프로그램 역시 8일부터 11일까지 순차 운영된다. 관람과 거래 사이에 해설과 학습의 층위를 덧댄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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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화랑미술제를 찾은 관람객들이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화랑미술제를 찾은 관람객들이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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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바깥의 변수는 여전히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4월호에서 중동 전쟁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진단했고, 지난달 31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30원을 넘기며 금융시장 충격을 드러냈다. 이런 국면에서 화랑미술제가 어떤 관람과 거래를 만들어내는지는 단순한 행사 흥행을 넘어, 올봄 미술시장의 체력을 보여주는 첫 지표가 될 전망이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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