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조' 장밋빛 전망에 황제주 등극했지만…알맹이는 '쏙' 빠졌다[삼천당이 흔든 시장 신뢰]①
편집자주 삼천당제약 주가 급등락 논란의 이면에는 코스닥 상장 기술기업의 과욕과 시장 시스템의 허점이라는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얽히고설켜 있다.
14일 바이오 업계와 금융투자시장에 따르면 앞서 삼천당제약은 노보노디스크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리벨서스 개발에 사용한 흡수 촉진제 SNAC 관련 특허가 2030년대 중후반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체 약물 전달 플랫폼 'S-PASS'로 이를 우회해 올해 안에 조기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다.
회사 시가총액이 한때 27조원을 넘어서며 코스닥 1위 '황제주'의 자리에 오른 것도 이러한 주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우회 특허서 핵심 흡수지표 빠져
생동성 입증도 난관
경구 펩타이드 변동성 변수
SNAC 대체 상용화 전례 없어
소장 흡수 재현성도 고난도
[삼천당이 흔든 시장 신뢰]①알맹이 없는 기술 청사진
[삼천당이 흔든 시장 신뢰]②투심 현혹하는 '홍보의 기술'
[삼천당이 흔든 시장 신뢰]③규제의 틈, 여전한 불씨
삼천당제약 삼천당제약 close 증권정보 000250 KOSDAQ 현재가 555,000 전일대비 35,000 등락률 +6.73% 거래량 584,201 전일가 520,000 2026.04.15 15:30 기준 관련기사 外人 매수에 코스피 2% 상승 마감…신고가는 아직 '50만원대 반토막 난 주가' 삼천당제약 회장님이 '韓10대 부자' 등극…무슨 일이? [삼천당이 흔든 시장 신뢰]③규제의 틈, 여전한 불씨 이 연간 150조원 규모의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겨냥해 내세운 'SNAC-Free' 전략을 두고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규제 통과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경구용 비만약을 체내에 흡수시키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업계에서도 수십 년간 풀지 못한 난제인 데다, 기술 확보에 성공하더라도 이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증명하는 과정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데이터는 이와 관련해 그 어떤 판단도 내리기 어려운 수준에 머무른다는 평가다.
임상시험 없이 FDA 제네릭 허가 도전…공개된 PK 데이터는 핵심지표 빠져
14일 바이오 업계와 금융투자시장에 따르면 앞서 삼천당제약은 노보노디스크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의 주성분) 리벨서스 개발에 사용한 흡수 촉진제 SNAC 관련 특허가 2030년대 중후반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체 약물 전달 플랫폼 'S-PASS'로 이를 우회해 올해 안에 조기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다. 회사 시가총액이 한때 27조원을 넘어서며 코스닥 1위 '황제주'의 자리에 오른 것도 이러한 주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현재까지 S-PASS의 상용화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데이터는 확인되지 않았다. 삼천당제약이 2024년 대만 바이오기업을 통해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출원한 국제특허에서 확인된 PK(약동학) 데이터에는 FDA 허가에 필수적인 세마글루타이드의 실제 체내 흡수량이 빠져 있다.
특허에 담긴 주요 실험은 세마글루타이드가 아닌 리라글루타이드(삭센다의 주성분)로 진행됐다. 약물이 온전히 흡수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방사성 동위원소 추적법이 쓰였다. 이 방식은 약물 자체와 소화 과정에서 분해된 조각을 구별하지 못해 정확도가 떨어진다. FDA 허가의 핵심 판단 지표인 Cmax(최고 혈중 농도)와 AUC(총 노출량)도 특허에 포함되지 않았다. 약물 전달 분야의 전문가인 한 약학대 교수는 "현재 공개된 수준의 전임상 자료로는 FDA 허가 가능성을 논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삼천당제약이 임상시험 대신 수행한다고 공언한 생물학적 동등성 입증 또한 비용과 시간은 줄일 수 있지만 기술적 난도는 높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비교해 혈중 농도 등 주요 지표가 매우 좁은 범위 안에서 일치해야 하는데, 경구 펩타이드 제형은 흡수율이 낮고 개인 간 편차가 커 같은 용량을 투여해도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약리학 분야의 전문가인 한 대학병원 교수는 "리벨서스조차 공복 상태에서 소량의 물로만 복용해야 할 정도로 흡수 조건이 까다롭다"며 "이처럼 변동성이 큰 제형에서 동일한 혈중 농도를 맞추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노보노디스크 핵심특허 SNAC 대체 플랫폼 구현…빅파마도 줄실패
SNAC 없이 동일한 수준의 경구 흡수 기술을 구현하는 것 자체도 큰 도전이다. 그간 여러 빅파마(대형 제약사)가 실패한 과제다. 노보노디스크조차 SNAC 이후 다른 흡수 촉진제로 경구 인슐린을 개발하다 중단했으며 노바티스도 SNAC 유사 물질을 개발하다 임상 3상에서 실패했다.
근본적인 이유는 '먹는 약'의 구조적 한계에 있다. 한 약학대 교수는 "경구용 제형은 위장관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분해되거나 걸러져 실제로 혈액에 도달하는 양이 1% 안팎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벨서스가 상용화에 성공한 것도 흡수 기술이 완성돼서라기보다 적은 양으로도 효과를 낼 수 있는 약물 특성 덕분"이라며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결국 흡수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천당제약이 택한 소장 흡수 방식도 변수다. 넓은 표면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소화 효소에 의한 약물 분해, 점막 장벽 통과의 어려움, 음식·pH·장 운동에 따른 흡수 환경 변화로 재현성 확보가 쉽지 않다. 인도 최대 바이오기업 바이오콘이 장 흡수 기반 경구 인슐린으로 임상 3상까지 진입했으나 결국 개발이 좌초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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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위에서 흡수하는 리벨서스도 흡수율 변동성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는데 소장은 흡수 환경이 훨씬 더 복잡하고 통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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