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아이돌 보려다 와르르…대형 공연장 안전 사각지대
슈퍼주니어 콘서트 앙코르 무대 중 관객 추락
대형 공연장 군중 통제 빈틈…주최 측 사과
운영비 1% 안전비 의무화에도 사고 막지 못해
밀집 구간 인력 배치·동선 제어 등 관리 필요
서울 대형 공연장이 '안전 사각지대'로 드러났다. 슈퍼주니어 콘서트에서 관객 추락 사고가 발생하면서, K팝의 위상에 걸맞은 안전 시스템은 제도보다 현장 운영 능력에 달려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10일 가요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옛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슈퍼주니어 2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관객 3명이 추락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앙코르 무대 도중 멤버 려욱이 객석 가까이 이동하자 관객이 한꺼번에 펜스 쪽으로 몰렸고, 이 과정에서 측면 안전 펜스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해당 구역에는 '기대지 말라'는 안내 문구가 부착된 임시 난간이 설치돼 있었지만, 순간적으로 집중된 인파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고 직후 려욱은 직접 안전요원을 불러 상황을 수습하고 부상자 상태를 확인했다. 관객 3명은 염좌와 타박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부상 관객의 회복을 지원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대형 공연장 안전 관리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현행 공연법 시행령은 객석 500석 이상 공연장에 대해 운영비의 1% 이상을 안전관리비로 편성하도록 하고, 1000석 이상 공연장에는 안전총괄책임자와 안전관리담당자 배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안전총괄책임자는 위급 상황 시 공연을 중단할 권한도 갖는다.
그러나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음에도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공연에서는 앙코르 무대나 돌출 무대 등 특정 구간에 관객 반응이 급격히 쏠리는 상황이 반복된다. 이번 사고 역시 시설 결함보다는 특정 지점으로 관객이 몰릴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이를 분산·통제하는 현장 대응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는 안전관리 인력 배치, 위험 구역 통제, 즉각적인 공연 중단 판단 등 핵심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결국 안전의 관건은 규정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이를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실행하는 운영 역량에 있다는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KSPO DOME은 약 1만5000석 규모의 국내 대표 실내 공연장이다. 수만 명이 동시에 움직이는 환경에서의 안전 관리는 단순한 시설 점검을 넘어, 군중 흐름 관리와 동선 설계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요구된다.
한국체육산업개발의 대관 운영 시행세칙에 따르면 대관 사용자는 관람객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필요시 경찰·소방 등 관계 기관의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재해 대처 계획서 역시 행사 개최 10일 전까지 제출하게 돼 있다. 다만 계획서에 실제 위험 요인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반영되는지, 그리고 이를 현장에서 실행할 체계가 충분히 갖춰졌는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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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다중 운집 환경에서의 안전 관리 핵심은 사전 시뮬레이션과 현장 통제에 있다고 강조한다. 김정호 코엑스 공간사업팀 부장은 "인파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는 구간에 대해 사전 분산 설계와 통행로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군중 통제 실패는 곧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현장 운영 역량을 안전 관리의 핵심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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