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011년부터 본격 생산된 셰일 오일이 일으킬 변화에 대한 분석이었다. 2017년 책 '윈드폴(횡재)'를 낸 메건 오설리번 하버드대 국제정치학 교수가 관련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설리번 교수는 셰일 오일이 양산되면서 미국은 외교·군사적으로 더 유연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이 해외 원유에 덜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동에 대해서는 그동안 안정적인 석유 공급을 위해 개입이 필수적이었고 사우디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했지만, 이제 중동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책에서 셰일 혁명으로 "미국은 중동에 덜 간섭하게 되고 지역 안정을 보장하는 역할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7년 1월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의 중동 정책은 이 책의 조언을 반대로 적용했다(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책을 읽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동에 덜 관여하는 대신 전보다 거칠게 개입하기 시작했다. 한국석유공사 정보분석팀에서 근무하는 최지웅씨는 지난 1월 발간된 '석유 제국의 미래'에서 "미국은 중동 정책에 더 과감해졌다"며 몇 가지 예를 든다. 미국은 2017년 말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언했다. 2018년 5월 이란 핵에 대한 다자간 합의에서 탈퇴하며 더욱 엄격한 핵 합의를 요구했다. 2020년 1월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암살했다.
2025년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추하라, 더 파라"라고 외치면서 미국의 석유와 가스 생산량을 전례 없는 규모로 늘리겠다고 장담했다. 그 장담은 실현되지 않았으나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셰일 혁명이 지속되고 있다고 할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이란을 공습하면서 강하게 압박하는 배경에는 여전히 풍부한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있다고 분석된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은 장기화될 것인가?(이란은 굽히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석유가 부족하지 않지만, 중동 사태가 길어지면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에 머물고 미국 소비자들 역시 차에 넣는 기름의 가격에 부담을 갖게 된다. 미국에서 유가는 유권자의 표심과 직결된다. 앞서 국제유가가 2022년에 급등한 뒤 2023년에도 떨어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했다. 이를 활용해 트럼프는 석유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공약하면서 당선된 것이다.
임시 휴전에 합의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이후 오설리번 교수의 조언에 따라 중동에 덜 간섭하거나, 아니면 이란 굴복을 목표로 공습을 재개하거나. 후자를 고집할 경우 고유가라는 부메랑을 맞으며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더 크게 패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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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 경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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