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다시 '백조의 호수' 무대

"슬픔을 표현해야 하는 백조(오데트)를 연기할 때는 팔을 길게 뻗어 부드럽게 사용해야 한다. 반면 밀당을 해야 하는 흑조(오딜)를 연기할 때는 강하게 힘을 주기도 하고, 백조처럼 부드럽게도 하면서 강약을 섬세하게 조절해야 한다."


국립발레단 안수연은 백조의 호수에서 오데트와 오딜의 연기 차이를 이같이 설명했다. 2년 전 백조의 호수 공연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그는 많은 공부를 했다고 밝혔다. 당시 백조의 호수는 그의 이름을 알린 공연이었다. 2021년 국립발레단 입단 이후 처음으로 주역을 맡았기 때문이었다. 수석 무용수도, 솔리스트도 아닌 군무를 추는 코르드발레 단원이 주역을 맡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여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주역 데뷔작 백조의 호수 공연은 안수연에게 가장 아쉬운 작품으로 남았다. 그는 "체력적으로 굉장히 부족한 상태였고, 특히 아쉬웠던 부분은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마임 연기였다"고 말했다.

[On Stage]국립발레단 안수연 "흑조의 유혹까지 완성하고 싶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안수연은 오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공연에서 다시 주역을 맡았다. 9일과 11일, 12일 세 차례 무대에 오른다.

백조의 호수 공연에서 주역을 맡은 발레리나는 오데트와 오딜, 1인 2역을 수행해야 한다. 오데트 공주는 사악한 마법사 로드바르트의 저주에 걸려 낮에는 백조로 변한다. 오딜은 로드바르트의 딸로 오데트와 닮았다. 오딜은 3막에서 지그프리트 왕자를 유혹해 왕자와 공주의 사랑을 방해한다. 극단적인 역할 차이만큼 의상과 연기도 달라진다. 오데트는 흰색 튀튀로 순수하고 비극적인 정서를, 오딜은 검은색 튀튀로 강렬하고 매혹적인 모습을 표현해야 한다.


"2년 전 처음으로 주인공을 연기하면서 백조의 호수가 굉장히 힘든 작품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1인 2역을 해야 하니까 기술은 물론 엄청난 체력과 연기 요소가 모두 필요한 역할이었다. 2년 전에는 체력적으로도 버거워서 표정이나 마임 연기를 충분히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체력이 상당히 올라와 있는 상태인만큼 표정 연기를 많이 연구하고 있다. 특히 2년 전 많이 생각하지 못 했던 흑조를 연기할 때의 섬세한 요소들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다."

안수연은 "어떤 표정을 지어야 관객들이 더 재미있게 공연을 볼 수 있을까를 연구하면서 역할에 좀더 몰입하게 되고 저 스스로도 작품을 더 즐기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On Stage]국립발레단 안수연 "흑조의 유혹까지 완성하고 싶다" 원본보기 아이콘

안수연은 백조의 호수 공연 이후 '라 바야데르', '돈키호테', '호두까기 인형' 등의 작품에서도 주역을 맡아 연기했다. 2003년생으로 아직 어린 나이지만 향후 오랫동안 국립발레단을 이끌어갈 주역 무용수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안수연은 아직 마임 연기 등 섬세한 부분에서 부족한 면이 있지만 기술적인 면에서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공포영화를 즐길 정도로 대범한 성격 덕분에 무대 위에서 좀처럼 긴장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자신의 강점이라고 했다. 그는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어서 어떻게든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려고 연습도, 연구도 많이 한다"며 "많은 연습을 통해 저에 대한 확신이 생기니까 무대 위에서 긴장도 덜 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수연은 향후 해보고 싶은 작품으로 인어공주를 꼽았다. 인어공주는 세계적인 발레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의 대표작 중 하나다. 섬세한 표정과 마임 연기가 필요한 드라마발레 작품이다.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선택이었다.

AD

안수연은 "발레와 저는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발레 하면 안수연이 떠오를 수 있는 그런 발레리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