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임대차 가장’ 아이파크몰 17년간 부당지원, 공정위 제재…과징금 171억원
연평균 0.3% 불과한 ‘무늬만 임대차’
17년간 이자 비용 458억 절감
HDC가 임대차 거래를 가장해 부실 계열사에 17년 넘게 자금을 사실상 무상으로 지원한 행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는 HDC 계열사인 HDC아이파크몰(아이파크몰)에 임대보증금 명목으로 자금을 무상 제공한 HDC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71억30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임대차인가, 대여인가"…17년간 이어진 '탈법' 지원
아이파크몰은 2004년 용산 민자역사 운영 개시 이후 상권 미형성 등으로 인해 2005년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심각한 경영 위기에 처해 있었다. HDC는 아이파크몰의 사업 구조 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2006년 3월, 아이파크몰 매장 일부를 보증금 360억원에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임대차 거래를 가장한 '자금 무상 대여'나 다름없었다. HDC는 임차한 매장의 운영권을 다시 아이파크몰에 위임(전대)하고 사용 수익을 배분받기로 했으나, 2006년부터 2020년까지 HDC가 받은 수익은 연평균 1억500만원, 이자율로 환산하면 0.3%에 불과했다. 공정위는 이를 "임대보증금 명목의 자금을 대여하고 아이파크몰이 사용 수익 명목으로 이자를 지급한 사실상의 무이자 대여"라고 판단했다.
이들의 우회 지원은 국세청의 감시망도 피해 가려 했다. 2018년 국세청이 해당 거래를 '우회적 자금 대여'로 보고 과세를 하자, HDC는 2020년에야 거래 형식을 '자금 대여 약정'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2023년 7월까지 저금리·무담보 지원을 지속했다.
공정위 분석 결과, 아이파크몰이 17년 넘게 330억~360억원의 자금을 사용하며 절감한 이자 비용은 총 458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지원 덕분에 아이파크몰은 2014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시장 퇴출 위기를 모면했고, 현재 복합쇼핑몰 시장의 유력 사업자로 지위를 강화할 수 있었다.
"동일인 관여 증거 부족"…총수 일가 고발은 제외
이번 제재에서 정몽규 HDC그룹 회장 등 개인 고발은 제외됐다. 이순미 공정위 상임위원은 "내부적으로 부당지원 가능성을 검토한 문서는 발견했으나, 의사결정 과정에 정 회장 개인이 직접 관여하거나 위법성을 명확히 인식했다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법인에 대해서는 법상 최고 한도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형사 고발 조치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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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HDC 측은 공정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히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HDC 관계자는 "2006년 당시 계약은 용산 민자역사의 활성화를 위해 다른 수분양자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체결된 정상적인 임대차 거래였다"며 "경제적 이득이 아닌 상생과 상권 활성화를 통한 소상공인 보호, 지역경제 활성화 등 책임을 다하고자 본 사업에 참여해 공실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해당 행위가 정상적인 거래이고 정당한 행위였음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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