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체 공정을 대신해 전기화학으로 단순 알켄(유기 화합물)에서 의약품 핵심 중간체 '시스(cis)-아지리딘(Aziridine)'을 직접 합성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기존 유기합성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 기능성 소재 합성의 새로운 경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한국연구재단은 포항공과대 김현우 교수 연구팀이 전기화학적 반응 환경으로 반응 경로를 정밀하게 제어해 별도의 전구체 설계 없이 말단 알켄에서 목표 화합물 '시스-아지리딘'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김현우 교수. 한국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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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리딘은 높은 반응성과 변환 가능성으로 의약화학 및 유기합성에서 핵심 중간체로 활용되는 화합물이다. 하지만 기존 합성법은 폭발 위험이 있는 다이아조(Diazo) 전구체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생성물의 입체구조가 원료 물질인 알켄의 구조에 종속돼 구조 제어가 어려웠다.


특히 특정 방향을 바라보는 시스 형태를 선택적으로 만드는 것이 매우 까다로웠다. 시스는 분자 안에 특정 원자 또는 집단이 같은 방향에 위치하는 입체 구조를 말한다.

연구팀은 코발트 촉매와 전기화학적 산화를 결합해 기존 방식의 느린 반응 속도를 극복하고, 고리 형성 단계가 반응을 주도하도록 설계해 효율과 선택성을 동시에 잡는 등 단점을 개선했다.


또 밀도범함수이론(DFT) 계산으로 시스-생성물 중간체의 열역학적 안정성을 입증, 멘톨·나프록센 등 복잡한 분자 구조에도 아지리딘을 성공적으로 도입해 높은 범용성을 증명했다.


이 기술은 강한 산화제 대신 전기를 사용하는 온화한 공정으로 친환경성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단일 단계로 1g 단위의 생성물 생산이 가능해 산업적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확장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연구팀은 전기화학으로 반응 경로를 정밀 제어해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입체 선택적 합성을 구현했다"며 "향후에는 유기합성의 반응 경로 설계 방식 자체를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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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우수신진연구사업 및 기초연구실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20일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인터내셔널 에디션(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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