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중동 불안에 3월 회사채·CP 2.4조 매입…레고랜드 사태 후 최대
시장안정 프로그램 집행 2.7배 확대…"변동성 확대 시 추가 대응"
은행·보험·카드사, 3월에만 9.7조 금융 지원
금융당국이 중동 정세 불안에 대응해 지난달 시장안정프로그램을 통해 2조4000억원이 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최대 규모다.
금융위원회는 8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재정경제부·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시장안정 프로그램 운영기관, 산업·금융시장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동상황 관련 금융시장반 회의'를 열고 채권·자금시장 안정 프로그램 운영 실적을 점검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부담 등으로 글로벌 금리가 상승했지만, 국내 회사채·자금시장의 주요 위기 지표인 신용 스프레드는 과거 위기 때와 비교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3월 한 달간 시장안정 프로그램은 회사채와 CP 등을 총 2조4200억원가량 매입했다. 이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월간 기준 최대 집행 실적으로, 평시 대비 약 2.7배에 달하는 적극적인 매입이다.
금융당국은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여전채 매입도 재개했다. 또한 신용등급이 'BBB 이하'로 낮은 중소·중견기업 대상 유동화증권(P-CBO)도 올해 들어 첫 발행에 착수하는 등 집행 속도를 본격적으로 높이고 있다.
신진창 사무처장은 "중동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시장 금리의 절대 수준이 높아져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사소한 변수에도 금리와 스프레드 등 시장 지표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만큼, 4월에도 시장안정 프로그램의 적극적인 집행 기조를 이어가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중동상황 전개 양상에 따라 채권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 지원 규모를 즉각 확대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달라"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또 김진홍 금융산업국장 주재로 금감원과 업권별 협회가 참석한 '금융산업반 회의'를 열고 업권별 금융지원 실적을 점검했다. 은행·보험·카드사 등은 3월 한 달간 중동 상황과 관련해 9조700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은행은 약 5조원(8697건)의 자금을 신규 공급했고, 약 4조7000억원(1만921건) 규모의 기존 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 유예를 지원했다. 고유가·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위해 배달 라이더 보험료 인하, 카드사 주유비·교통비 지원 등의 조치도 시행됐다. 외화 관련 수수료 인하·감면(280건) 등 수출입기업 지원도 적극적으로 시행됐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금융산업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업권별 주요 지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 중동 상황 장기화를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금융시장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비상 대응 계획을 마련해 사전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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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국장은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중동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소상공인, 나아가 국민들에게 적시에 충분히 전달되는 게 중요하다"며 "각 업권은 대외 불확실성이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건전성을 철저히 관리하고, 비상 대응 계획을 수시로 재점검해달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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