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완전 개방" vs 이란 "자국군 통제 속 통행"[미국-이란 전쟁]
美·이란 엇갈린 입장
"즉각적 개방" vs "기술적 제한"
휴전 합의에도 입장 충돌
해석 엇갈려 불확실성 이어져
통행료 부과·선박 제한 가능성 등
글로벌 원유 공급 우려 지속
미국·이란 전쟁이 2주간 휴전 단계로 넘어갔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실질적으로 해제되는 것인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한 것으로 관측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전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을 언급했다. 반면 이란은 "자국군 통제하에서 해협 통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서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the complete, immediate, and safe opening of the Strait of Hormuz)'을 조건으로 2주간 휴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한 이란과의 최종 협상시한을 불과 1시간 반가량 앞둔 가운데 나왔다.
반면 세예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향후 2주간 '이란군과의 조정을 통해 기술적 제한을 충분히 고려한다는 조건으로(via coordination with Iran's Armed Forces and with due consideration of technical limitations)'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식 입장이라며 아라그치 장관의 게시물을 재인용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도 이날 성명에서 '이란군의 조정하에 이뤄지는 호르무즈 해협의 규제된 통행'은 '이란에 독특한 경제적·지정학적 지위'를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최고국가안보회의가 공개한 10개 제안에는 '이란의 지속적인 호르무즈 해협 운항에 대한 통제'가 포함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이 제시한 10개 항에 대해 "협상을 위한 실행 가능한(workable) 기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한 대목이 주목을 받았다. AP통신은 이 표현을 두고 백악관에 질의했지만, 즉각적으로 부연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도화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를 위해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는 지난달 31일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의 통항을 금지하는 내용의 관리안을 승인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30%가 지나는 핵심 원유 수송로로, 전쟁 이전 기준 하루 100여척이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은 채 자유롭게 통항했다. 구체적인 통행료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타스님통신 등은 정부 통행료 수입이 연간 1000억달러(약 15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이란은 오만과 종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공동으로 감독하겠다며 통행 규칙도 제정 중이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법무·국제기구 담당 차관은 지난 2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이동은 평시에도 연안국인 이란과 오만의 감독 아래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새로운 규칙(프로토콜)을 작성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통행료를 지불하고서라도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6일 미 경제매체 CNBC는 시장분석업체 시트리니 리서치 뉴스레터를 인용해 며칠째 일일 통행량이 15척 수준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앞서 이란이 '형제국'으로 칭한 이라크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해협을 통과한 정황도 파악됐으며 프랑스, 일본 소유 선박도 이란 당국 승인 아래 해협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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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휴전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력을 계속 행사할 의지를 나타냈다"며 "중재자들에 따르면 이란이 선박 통행료 부과를 포기할지, 혹은 통과를 원하는 모든 선박에 접근을 허용할지는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AP통신 역시 이번 휴전을 두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장악을 완화한다는 의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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