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 韓매출 5740억…역대 최대
연이은 가격 인상에도 수요 견고
명품업계 'N차 인상' 고착화

고금리·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명품 시장만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요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고 있음에도 수요가 쉽게 꺾이지 않으면서 오히려 가격 인상이 매출 확대를 이끄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과감하게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배경에는 한국 시장의 견고한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가리 제품을 착용한 배우 김지원. tvN '눈물의 여왕'

불가리 제품을 착용한 배우 김지원. tvN '눈물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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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 매출·이익 모두 '사상 최대'

8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불가리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5740억원, 영업이익 108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7%, 영업이익은 69.6% 급증한 수치다. 당기순이익 역시 100% 이상 늘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중장기 흐름 역시 가파르다. 2021년 2700억원대였던 매출은 불과 몇 년 만에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이는 주얼리와 시계 등 핵심 제품군이 국내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고가 제품군 중심의 소비가 확대되며 평균 객단가가 상승한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비싸게 팔아도 돼"…경기 침체에도 '배짱 장사'

이 같은 실적 뒤에는 지속적인 가격 인상이 자리한다. 불가리는 지난해에만 세 차례 가격을 조정했다. 시계와 주얼리 제품군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에 가까운 인상이 이어졌지만 수요는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베블런 현상'이 두드러지며 실적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다. 가격 상승이 오히려 브랜드 희소성과 상징성을 강화하며 구매를 자극하는 구조다.


샤넬 제품을 착용한 블랙핑크 제니. 샤넬

샤넬 제품을 착용한 블랙핑크 제니. 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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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티파니까지…가격 인상 '일상화'

이 같은 흐름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샤넬은 최근 대표 핸드백 가격을 잇달아 인상하며 일부 제품을 1000만원 이상, 핵심 라인은 2000만원대까지 끌어올렸다.


티파니앤코, 반클리프 아펠, 루이비통 등 주요 브랜드들도 짧은 주기로 가격을 조정하며 이른바 'N차 인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가격 정책이 브랜드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격이 곧 가치"…소비 패턴 변화

전문가들은 명품 소비의 본질이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과거에는 가격이 수요를 억제하는 요인이었지만 이제는 가격 자체가 지위와 가치를 드러내는 요소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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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앤코의 상징인 민트 박스. 티파니앤코

티파니앤코의 상징인 민트 박스. 티파니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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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흐름 속에서 "잘 팔릴수록 더 비싸진다"는 공식이 점차 굳어지는 모습이다. 소비자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수익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어 당분간 가격 인상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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