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원유·나프타 확보 위해 오늘 출국…카자흐·오만·사우디 연쇄 방문
산업부, 에너지 기업 등과 동행
요소수, 페인트 등 주요 품목 '실시간 신호등 시스템'으로 동향 점검
호르무즈 韓선박 26척 관련엔 "국제 협력 고려해 해결책 마련"
"한국이 이란의 적대국이 아닌 것 확인됐지만 협력국도 아니어서 어려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카자흐스탄·오만·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중동 군사 충돌 장기화로 원유·나프타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자 직접 대체 공급선 확보에 나서는 것이다.
강 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중동 정세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상황이 발생한 지 오늘로 39일째"라며 "원유와 나프타 추가 확보와 관련된 협의를 위해 오늘 저녁 출국한다"고 말했다. 방문국은 카자흐스탄·오만·사우디이며, 산업통상부 등 관계 부처와 국내 에너지 기업들이 함께 협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중동 정세 악화에 대응해 지난 3월 25일부터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비상경제점검회의도 전날까지 세 차례 열었다. 강 실장은 "에너지 수급뿐 아니라 석유제품, 의약품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핵심 품목의 공급과 가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현재까지는 거시지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3월 수출액은 861억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4월 1~5일 하루 평균 수출액도 지난해보다 41% 증가했다는 것이다. 소비 역시 3월 신용카드 사용액이 7% 늘었고 4월에는 13.1% 증가하는 등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비상 상황이 이미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고 그 여파가 얼마나 갈지 모르는 위기인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중동에서 들여오는 석유와 나프타 의존도가 높은 만큼 당장 정부는 지속적으로 공급 물량을 확보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강 실장은 지난해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도입 의존도가 원유 61%, 나프타 54%에 달한다며 "중동 상황이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는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와 2400만배럴 규모 원유를 최우선 공급받기로 합의했고, UAE에서 출발한 원유와 나프타가 국내 항구에 순차적으로 도착하고 있다.
유조선과 석유제품 운반선이 국내 항구에 도착할 때까지 필요한 지원을 하는 한편, 의약품과 의료기기 수급에 대한 대응도 지속할 계획이다. 강 실장은 "최근 수급 불안 우려가 제기된 의약품·의료기기·의료제품의 안정 공급을 위해 수액제, 포장제, 주사기 제조업체에 원료인 나프타·플라스틱·수지 등을 우선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재기 방지 신고센터 운영, 도매업자 대상 행정지도 등으로 매점매석과 같은 시장 교란 행위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소수, 페인트, 종량제봉투 등 주요 품목은 '실시간 신호등 시스템'으로 수급과 가격 동향을 점검 중이라고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 내에 대기 중인 우리나라 국적 선박 26척의 안전 확보를 위한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선원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되, 선사 입장과 국제 협력 구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안전한 통항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원들의 안전은 매일 체크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뱅 안에 2주 정도의 식량이 비치돼 있고, 4주 치 의료품도 확보돼 있다"고 덧붙였다. 하선을 원하는 선원들은 외교부 현지 공관에서 승하선을 지원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내에서 우리 선박을 빼내는 일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강 실장은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우호국, 중간지대, 적대국 등으로 나라를 분류하고 있다고 한다"며 "우리나라와 이란 외교 장관이 통화해 '한국이 적대국이 아니다' 정도는 확인했지만 우리가 협력국은 아니어서 (우리 선박을) 시원하게 빼내고 싶지만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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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강 실장은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짜뉴스와 조작 정보 유포에 대해서는 "국가 시스템의 정상 작동을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위법이 확인되면 고발 등 엄정 조치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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