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체계 조종사 구하기 위해 네이비실 투입
이란군 인근 접근 못하게 아낌없이 공중지원

이란 내 미군 장교 구출 작전이 성공하면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또 한 번 해냈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함께 "미국 역사상 가장 대담한 구조 작전"이라고 극찬했다.


미군 최정예 특수부대원들은 단 한 명의 전우를 구하기 위해 적진 깊숙이 침투했다. 사진=미 특수전사령부 페이스북

미군 최정예 특수부대원들은 단 한 명의 전우를 구하기 위해 적진 깊숙이 침투했다. 사진=미 특수전사령부 페이스북

AD
원본보기 아이콘

미 공군 F-15E 전투기는 이란 남서부 내륙 지역에서 피격·추락했다. 추락 도중 앞 좌석의 조종사(콜사인 Dude-44-Alpha)와 뒷좌석의 무기체계 장교(콜사인 Dude-44-Bravo)는 각각 시차를 두고 탈출했다. 미국이 이들이 적진에 고립됐다고 인지한 시간은 지난 2일 오후 10시 10분(이란 시간 오전 4시 40분).

조종사는 먼저 구조됐다. 저공·저속 비행하는 HH-60 졸리그린Ⅱ 헬리콥터와 HC-130 컴뱃킹Ⅱ 급유기 등 21대의 항공기는 위험이 가장 큰 낮 시간대 7시간의 공중작전을 펼쳤다. 문제는 무기체계 장교였다. 행방이 묘연했다. '1명 구조, 1명 실종'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자 이란군은 급히 움직였다. F-15E 추락 지역인 코길루예·보예르아흐마드주(州) 일대를 봉쇄하고, 실종자에 현상금을 걸었다.


항공기 총동원해 조종사 먼저 구출


희망을 버린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결국 "전투기가 추락해 조종사 1명만 구조됐다"는 성명서를 준비했다. 하지만 발표 직전 이란 산악지대 해발 7000피트(약 2134m) 바위틈에서 기적처럼 암호화된 위치 신호(beeping signal)가 수신됐다. "하나님은 선하다(God is good)".

미 수뇌부는 이란군이 구조대를 유인하기 위해 파놓은 '함정'일지 모른다며 긴장했다. 하지만 미 수뇌부는 무기체계장교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임을 확인하고 신원을 더 의심하지 않았다. 트럼프 역시 5일(현지 시각)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전하며 "마치 이슬람교도나 할 법한 말처럼 들려 의심했었다"고 직접 털어놓기도 했다.


나머지 장교에 이란군 접근 못 하게 공중지원


무기체계장교의 부상은 심했다. 발목을 심하게 다치면서 이동속도도 내지 못했다. 의지할 수 있는 건 권총 한 자루가 전부였다. 그는 은신처에서 이란군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미군 폭격기를 향해 폭격 좌표를 찍어줬다. 미군은 해당 지역 일대의 전자파를 전면 교란하고 주요 도로를 폭격으로 끊어버린 뒤, B-1 폭격기 4대를 동원해 100여 발의 위성유도폭탄을 쏟아부었다. MQ-9 리퍼 드론을 띄워 수 킬로미터 내로 접근하는 이란군 차량도 타격했다.


160특수작전항공단 소속 헬기(MH-6) 2대가 처음 투입됐다. 하지만 실패했다. 이란군의 지상 사격을 받아 승무원들이 상처를 입고 쿠웨이트로 퇴각했다. CIA는 틈새를 노렸다. 이란군을 산맥에서 떼어내기 위해 "미군 장교를 이미 확보해 '지상 차량 행렬'을 통해 국외로 빼내고 있다"는 가짜 정보를 유포했다.


최정예 네이비실 이란서 46년 만에 설욕전 완수


이후 해군 최정예 '네이비실 팀6'이 투입됐다. 대당 1억달러가 넘는 특수전 수송기 MC-130J에 태웠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특수전 수송기 MC-130J 두 대의 앞바퀴가 임시 활주로 모래에 빠져버린 것이다. 수백 명의 요원이 적진에 고립될 절체절명의 순간, 지휘부는 즉각 소형 수송기 3대를 급파했다. 미군은 이란에 첨단 기술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래에 빠진 수송기 두 대와 헬기 네 대를 현장에서 완전히 폭파했다.

AD

'네이비실 팀6'를 주축으로 한 200여 명의 특수부대는 결국 마지막 남은 무기체계장교까지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작전은 '네이비실 팀6'에게도 큰 의미다. '네이비실 팀6'는 1980년 4월, 미군은 이란 테헤란 미 대사관 인질을 구출하려던 '독수리 발톱 작전'에서 헬기 충돌로 8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굴욕 때문에 탄생한 부대다. 46년 만에 '굴욕의 땅' 이란 한복판에서 구출 작전을 성공시키며 설욕전을 완수한 것이다. '네이비실 팀6'는 네이비실 중에서도 최정예 팀으로, 2011년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성공시킨 부대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