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대규모 유상증자 논란
주총 이틀 뒤 기습 발표…소액주주 강력 반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역행
최근 한 기업의 유상증자가 논란이 되고 있다. 주주들이 강하게 반발한 것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주주를 '물주'로 보는 행위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금융당국에서는 주주가치 훼손 우려에 해당 유증에 대해 중점 심사에 착수했다.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결정한 한화솔루션의 얘기다. 한화솔루션은 정기 주주총회 이틀 뒤인 지난달 26일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증 계획을 내놨다. 주총 때는 아무 말도 없다가 주총이 끝난 지 불과 이틀 만에 기습적으로 대규모 유증안을 내놓으면서 주주들은 난리가 났다. 유증 규모가 기존 발행 주식수의 42%에 달하는 데다 조달 자금의 60% 이상인 1조5000억원을 채무 상환에 배정했기 때문이다. 유증 계획이 발표된 당일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18% 넘게 급락했다.
소액주주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금감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임시 주총 소집 요구를 위한 지분 결집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증권가의 시선도 싸늘하다. 증권사들은 한화솔루션의 투자의견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매도'로 낮춘 증권사도 있다. 정치권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한화솔루션이 아니라 한화트러블"이라며 "경영 실패를 주주의 손실로 메우려는 것, 주주들을 단순히 돈만 대주는 물주로 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화그룹의 유증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발표했고 당시에도 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당시 금융감독원이 두 차례 증권신고서를 반려하면서 최종 유증 규모는 2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한화그룹이 이번 사태로 더 욕을 먹는 이유는 오너 보수는 늘리면서 한편으로는 빚을 갚겠다고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5개 계열사에서 총 248억4100만원을 수령해 재계 총수 연봉 1위에 올랐다. 한화솔루션에서는 50억41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수치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3533억원의 영업손실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주주들의 거센 반발과 비난 여론에 한화솔루션은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유증 설명회를 열고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한편 2030년까지는 최소한 추가 증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한화솔루션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 같은 주주 달래기로 무너진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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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한국 증시는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밸류업과 상법 개정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책이 시행됐고 이에 맞춰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그 결과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6000선에 올라서는 등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저평가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와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기업가치 제고 그리고 나아가 한국 증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는 점을 모두가 확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한화솔루션의 유증 결정은 시장과 투자자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주주의 신뢰를 잃은 기업이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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