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유현호 효성중공업 전력PU DC엔지니어링팀장

국내 최초 200㎿급 기술 개발 성공
서해안 프로젝트 등 레퍼런스 확보
2030년 2GW 목표 초대형도 추진

편집자주K산업의 지형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격랑 속에서도 묵묵히 내일을 설계하는 차세대 기술 연구원과 엔지니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한민국 경제의 실핏줄이자 미래의 한국을 먹여 살릴 진정한 주역들입니다. 아시아경제는 이들의 혁신적인 기술 세계와 미래 비전을 조명하는 인터뷰 시리즈 'K산업, 미래설계자들' 연재를 시작합니다. 다섯 번째 주인공은 국내 최초 독자 기술력으로 만든 200㎿급 초고압직류송전(HVDC)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유현호 효성중공업 전력PU DC엔지니어링 팀장입니다.

"국내 최초로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한 200㎿급 초고압직류송전(HVDC)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


유현호 효성중공업 효성중공업 close 증권정보 298040 KOSPI 현재가 2,908,000 전일대비 22,000 등락률 -0.75% 거래량 17,642 전일가 2,930,000 2026.04.09 11:07 기준 관련기사 '중동 휴전' 호재에 코스피·코스닥 상승 마감 코스피, 5900선 회복…21만전자·100만닉스 '활활' '미·이란 휴전' 소식에 코스피 5%↑…매수 사이드카 발동 전력PU DC엔지니어링 팀장(사진)은 3일 서울 마포구 효성 본사에서 진행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인도 지역 진출을 목표로 신뢰성을 확보한 HVDC로 인정받겠다"며 이처럼 말했다.

유현호 효성중공업 팀장이 서울 마포구 사옥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4.3 김현민 기자

유현호 효성중공업 팀장이 서울 마포구 사옥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4.3 김현민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 전력을 고압 직류로 변환해 송전한 뒤 수신지에서 다시 교류로 변환하는 시스템이다. 직류로 변환해 전달하기 때문에 긴 송전 거리에도 교류 대비 전력 손실이 적으며 대용량 전송도 가능하다. 대규모 해상 풍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육지로 전송할 때 HVDC 성능이 좋을수록 효율적인 전송이 가능하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물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 등으로 국가 간 전력 연계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면서 HVDC에 대한 수요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유 팀장은 "전력 계통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단순히 전기를 보내는 기술이 아니라 반도체 기반 전력의 스마트한 제어 솔루션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효성중공업은 전력 계통을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전압형 컨버터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고 말했다.

효성은 약 30여년 전부터 HVDC와 기술적 뿌리를 공유하는 스태콤(STATCOM·전력 계통의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제어장치)등 전압형 전력전자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HVDC 본격적인 기술 개발은 2010년부터 시작됐다. 약 10년 간 사업적 성과가 나지 않았음에도 연구팀을 믿어주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든든한 지원이 뒷받침했다. 그 결과 2024년 국내 최초로 200㎿급 HVDC 국산화에 성공했다.


효성이 개발한 200㎿ 전압형 HVDC가 설치된 양주변전소. 효성

효성이 개발한 200㎿ 전압형 HVDC가 설치된 양주변전소. 효성

원본보기 아이콘

효성 HVDC의 제어기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계통의 작은 흔들림을 사람이 인지하기도 전에 계산을 끝내고 제어가 이뤄진다. 유 팀장은 "최신 반도체 칩을 적용한 자체 제어기를 개발해 제어 주기를 10마이크로초(μs) 수준의 초고속 연산 성능을 구현했다"면서 "이는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제어 응답 속도에 해당하며 계통에서 발생하는 아주 짧은 순간의 전압·전류 변동까지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하나의 중요한 경쟁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초기 단 아주 짧은 순간의 전압·전류 변동까지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직접 개발해 온 1세대 엔지니어들이 조직 내 함께 존재한다는 점"이라면서 "단순히 현재 설계를 아는 수준을 넘어 왜 그런 구조와 제어 개념이 선택됐는지까지 이해하고 있어 계통 요구나 고객 요구가 달라지더라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주요 업체가 HVDC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효성은 중·소형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유 팀장은 "글로벌 대형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두지 않는 시장"이라면서 "이 영역에서는 고객별 계통 특성과 요구 조건이 다양해 유연한 설계와 빠른 대응이 가능한 시스템 공급자의 영향력이 오히려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서해안에너지고속도로 프로젝트(2GW급)를 통해 차세대 대용량 레퍼런스를 단계적으로 구축해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 팀장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 수준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사업화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 이후 실제 시장에서 사용되면서 레퍼런스를 쌓고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국산화 전략은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효성은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경남 창원에 HVDC 변압기 전용 생산 공장을 신축하고 있다. 유 팀장은 "단순한 수입 대체를 넘어 설계 변경과 기술 진화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면서 "계통 조건이나 고객 요구가 바뀔 때마다 외부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컨버터·변압기·제어기 간의 연계 설계와 성능 최적화를 유연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사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현호 효성중공업 팀장이 서울 마포구 사옥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4.3 김현민 기자

유현호 효성중공업 팀장이 서울 마포구 사옥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4.3 김현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중동발 위기 상황으로 원유가격이 올라가면서 재생에너지 수요 확대와 더불어 HVDC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유 팀장은 "중기적으로는 525㎸, 2GW급 전압형 HVDC 시스템을 2030년까지 완성하고, 장기적으로는 800㎸, 6GW급 초대용량 시스템 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AD

회사 내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유 팀장은 함께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소수 전문가의 경험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기 때문에 HVDC를 이해하고 설계할 수 있는 조직적 기반을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1세대 설계자들의 경험과 철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이어갈 2세대, 3세대 설계자들을 지속해서 양성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으며 단순 수행 인력이 아닌 '생각하는 설계자'를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HVDC 기술을 내부에만 축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제 HVDC 표준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싶다"면서 "국제 표준은 단순한 규격이 아니라, 시장과 기술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