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창구 단일화 미작동
상담 예약 시스템 '이어드림' 사용률 저조
"민원 현장에서 교사 완전히 분리 보호해야"

교육부가 악성 민원 등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학교 차원의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초등교사 10명 중 9명은 여전히 홀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이초 교사 사망 1주기를 사흘 앞둔 15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를 걸고 있다. 추모공간은 서울시교육청 보건안전진흥원 옆이며 오전 9시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서이초 교사 사망 1주기를 사흘 앞둔 15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를 걸고 있다. 추모공간은 서울시교육청 보건안전진흥원 옆이며 오전 9시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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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초등교사노동조합은 지난달 16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초등교사 9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 민원 대응체계 운영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 결과, '민원이 발생했을 때 학교 차원의 지원을 받은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1명인 11.1%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지원은 있었지만 미흡했다'는 응답이 37.9%로 가장 많았고, '지원 요청을 하지 않았다' 28.0%, '지원을 요청했으나 받지 못했다' 12.3% 등이 뒤를 이었다. '민원 경험이 없다'(10.7%)는 응답을 제외하면 881명 중 87.5%인 771명은 학교 차원의 지원을 받지 못한 셈이다.

또한 응답자의 대다수는 학교에 공식 민원 창구가 없거나, 있더라도 안내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식 창구가 없다'는 응답은 34.2%였고, '공식 창구는 있지만, 학교장의 안내가 충분하지 않다'(22.5%), '공식 창구는 있지만, 학교장의 안내가 없다'(14.7%) 등이 이어졌다. '공식 창구가 있고, 학교장이 정기적으로 안내한다'는 응답은 10.2%에 그쳤다.


공식 창구가 아닌 교사 개인 연락처로 민원이 제기되는 경우, 학교 차원에서 교사가 응대를 거부하고 공식 창구로 안내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지 묻는 질문에서는 '사실상 거절이 어렵거나 응대를 요구받는 분위기'(34.8%)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학교 차원의 보호 조치가 전혀 없다'는 응답도 29.9%에 달했으며, '제도는 있지만 교사 개인이 알아서 거절해야 한다'는 응답도 28.8%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초등노조 측은 응답자 10명 중 9명(93.5%)은 사실상 민원을 홀로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력하게 보호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6.6%에 그쳤다.

초등교사 10명 중 9명 "민원 발생시 홀로 대응" 원본보기 아이콘

초등학교 현장에서 학부모 상담은 주로 '사설 학부모 소통 앱(86.4%, 중복응답)'에서 이뤄졌다. 교육부는 교사 개인의 연락처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민원 접수를 차단하기 위해 '이어드림'을 도입한 바 있다. 이어드림은 학교생활 상담, 민원을 사전에 예약하고 해결이 어려운 특이민원은 관할청으로 연계해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어드림'을 사용한다는 응답은 0.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민원 대응 체계가 실질적으로 기여하려면 '학부모 민원의 학교 공식 창구 일원화 및 개인 연락처 차단'(79.0%, 복수응답)이 가장 필요하다고 봤다. 이어 '학교 관리자의 적극적인 민원 처리 개입 및 교사 보호 의지'(71.4%), '악성·특이 민원에 대한 교육청 차원의 직접 개입 및 대응'(38.2%) 등이 중요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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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육부가 매뉴얼을 보급하고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하지만, 현장의 교사들은 여전히 악성 민원의 파고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다"며 "제도가 있다는 것과 제도가 작동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했다. 이어 "현장의 구조적 모순으로 인한 비극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도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교사를 민원 현장에서 완전히 분리 보호하는 실효성 있는 '기관 대응 체계'가 반드시 완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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