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LNG선 아시아에 묶여…걸프에선 호르무즈 탈출 시도까지
중동 전쟁으로 LNG 운반선이 아시아 해역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시설이 가동을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까지 대부분 막히면서 목적지 없이 떠다니고 있다. 이렇다 보니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LNG 선박들의 경우 탈출하려는 움직임까지 포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케플러(Kpler) 데이터를 인용해 40척이 넘는 LNG 운반선이 인도 서부 해역과 스리랑카 연안, 말라카 해협 북쪽 입구, 싱가포르 동쪽 해역 등에 모여 있다고 전했다. 이들 선박 가운데 LNG를 적재한 선박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타르는 3월 초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세계 최대 LNG 수출 기지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 여파로 카타르의 대규모 LNG 운반선 선단도 운항 지시를 받지 못한 채 대기하게 됐다. 특히 같은 달 말 또 다른 공격으로 라스라판 시설 일부가 피해를 입었다.
카타르에서 LNG를 실은 일부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선박 추적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2월 말 카타르 수출 기지에서 각각 LNG를 실은 알 다아옌호와 라시다호는 오만 인근 해협 입구를 향해 동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선박들은 그동안 걸프 해역에 머물러 있었다.
이 중 알 다아옌호는 중국을 목적지로 하고 있다. 중국은 카타르산 LNG의 최대 수입국이기도 하다. 다만 선박의 목적지는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표시된 기항지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또한 지금까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후 LNG를 실은 선박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이란 전쟁이 에너지 분야의 광범위한 지정학적 재편을 가속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헬렌 톰슨 교수는 전투가 완화되더라도 수십 년간 글로벌 시장을 떠받쳐온 전제, 즉 운송 경로는 믿을 수 있고 공급 차질은 쉽게 대체할 수 있다는 가정이 크게 흔들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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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프슨은 단기적으로 가장 큰 영향이 원유 시장뿐 아니라 정제유와 LNG 시장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걸프 지역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에서는 특히 영국이 항공유와 디젤, 가스 수입 의존도가 높아 취약하다고 봤다. 반면 아시아 경제권은 석탄과 공급처 다변화 덕분에 상대적으로 더 유연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그 결과 세계가 더 파편화된 가격 체계와 더 빡빡한 공급, 더 커진 경제적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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