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표적기였던 무인기 왜 평양으로 넘어갔나[양낙규의 Defence Club]
대통령 지시 한달만에 ADD-KAI 계약 체결
대공표적기로 사용 안하고 돌연 드론사에 넘겨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 북측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하면서 무인기 제작과정에 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무인기 사건이 알려진 이후 이 대통령은 여러 차례 이를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지만, 직접 북한을 향해 유감의 뜻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군 안팎에서는 무인기 도입사업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평양에 침투한 무인기의 잔해를 분석한 결과 한국 국군의 날 기념행사 때 차량에 탑재됐던 무인기와 동일한 기종이라고 밝혔다. 사진=평양 노동신문.
11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에 침투한 무인기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처음 도입사업을 추진했다. 2023년 1월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저가형 소형 드론의 대량생산성을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ADD는 자체 연구개발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개발비는 기술료 3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공고를 내는 속도도 빨랐다. 문 전 대통령의 지시 2달 만에 나왔다.
ADD, KAI만 입찰 참여 했지만 일주일 만에 수의계약
계약도 일주일 만에 진행됐다. ADD는 2023년 3월 23일 공고개찰을 하자마자 29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박종승 ADD 소장과 강구영 KAI사장은 수의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공개 경쟁 절차에 따라 업체 1곳이 입찰에 참여할 경우 재공고를 내는 것과 달리,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다. 계약조건은 비행체 100대, 발사대 2대, 지상 통제 장비, 운영 장비, 기술자료 등이 포함됐다.
강구영 전 사장, 무인기 직접 만들지 않고 성우엔지니어링에 하청
하지만, KAI는 무인기를 직접 제작하지도 않았다. 강 전 사장은 32억 2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지만, 자체 생산을 포기하고 하청업체에 제작을 맡겼다.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성우엔지니어링이 맡았다.
ADD는 이 사업을 통해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무인기의 대량생산을 확인하고 회수율, 생존율을 확인하기로 했다. 향후 공격무기의 표적기 등에 활용하기로 방침이었다. 하지만, 2023년 7월 18일 합동참모본부에서 돌연 저가형 소형 정찰용 무인기의 성능과 세부 장비 목록을 요청했다. 일주일 뒤인 그달 25일에는 드론사령부에서 무인기 86대 등 장비를 제공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군에서 연구개발 목적의 장비를 지원해달라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박종승 ADD 소장은 3일 만에 무상증여를 결정했다.
박종승 전 소장, 연구개발용 무인기 드론사에 무상증여
그다음 해 윤석열 정부 들어 드론사령부는 ADD에서 받은 무인기를 평양에 날렸지만 추락했다. 북한은 대북 전단을 단 무인기(드론)가 평양에서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우리 군 당국이 보낸 것이라는 근거를 2024년 10월 19일 제시했다.
특검팀 조사 결과 윤 전 대통령 등은 2024년 10월 드론작전사령부를 통해 평양에 무인기를 여러 차례 침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2024년 10월 3일 백령도 101대대에서 무인기 2대가 오전 2시부터 10분 간격으로 이륙해 평양 인근 김정은 국무위원장 관저로 알려진 15호 관저 일대를 거쳐 오전 6시쯤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그해 11월에도 무인기 추가 침투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2024년 10월과 11월 중순까지 최소 10여 차례에 걸쳐 무인기가 북한에 투입됐다는 합참 내부 보고서를 확보했다.
특검은 이 같은 기밀 유출이 대한민국의 군사적 이익을 해치고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제공했다고 보고 일반이적죄를 적용했다. 일반이적죄는 적과의 통모 여부와 무관하게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준 경우 성립된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김용대 전 사령관이 2024년 9월 중순 대통령 집무실에서 회동한 점을 공모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김 전 장관이 합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작전을 강행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에서 운용하는 드론과 동일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국군부깡패들의 중대주권침해도발사건이 결정적 물증의 확보와 그에 대한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수사를 통해 명백히 확증되였다"고 발표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특검은 당시 투입된 무인기 중 일부가 평양 인근 지역에 추락하면서 작전 계획과 전력 배치 등 핵심 군사 기밀이 북한 측에 노출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인기 추락 지점에서 회수된 장비에는 작전 지역, 비행경로, 투입 시기 등의 정보가 담겨 있었고, 이는 한국군의 작전 능력과 전술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로 평가된다.
군 내부 증언에 따르면 이 작전은 2024년 6월 윤 전 대통령의 직접 지시로 시작됐다. 당시부터 드론작전사령부는 대북 전단을 담을 삐라통을 제작하고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전에는 훈련용 드론인 S-BAT 기종이 사용됐는데, 이 기종은 육군 시범사업 보고서에서 소음이 크고 레이더 반사 면적이 넓어 정찰이나 전투용으로는 부적합하다고 평가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드론사에 불법작전 직접 지시
최근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소장)이 징계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신청을 냈으나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난달 16일 집행정지 사건의 심문 기일을 열어 김 전 사령관 측 주장을 검토했으나, 징계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사유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사령관이 파면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본안 소송의 재판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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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사령관은 2024년 10월 유엔사 승인 등 관련 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부하들에게 무인기 평양 투입을 지시하고, 작전 도중 무인기 한 대가 평양에 추락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허위 문건을 만든 혐의로 작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과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도발로 12·3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무리하게 작전을 감행했다고 의심한다.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김 전 사령관을 보직에서 해임했고, 석 달 뒤인 지난달 파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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