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용 가구 시장 장밋빛 전망에도 실적 꺾여
올해 대표 교체 및 브랜드 재정비로 반등할까
동종·이종업계 공세…퍼시스, '수성전' 돌입

B2B(기업 간 거래) 사무가구 강자 퍼시스의 주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사무가구 시장의 전망은 밝지만 퍼시스의 실적은 악화일로다.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주거용 가구 시장의 침체 속에 한샘·현대리바트 등 대형 업체들이 사무가구 시장으로 몰리며 경쟁 강도는 한층 높아졌다. 최근 대표 교체를 단행하고, 2분기 브랜드 리브랜딩을 앞둔 퍼시스의 시장 수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6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퍼시스는 지난달 27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박정희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퍼시스는 박정희·배상돈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그간 영업 총괄을 맡은 박광호 대표는 지난해 재선임된 지 1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번 인사는 위기 상황에서 단행된 쇄신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퍼시스는 외형 축소와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났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3582억원으로 전년(3857억원) 대비 7.7%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57억원과 356억원으로 각각 73.3%, 25.4% 급감했다. 박 신임 대표는 기존 제조 총괄인 배 대표와 합을 맞춰 시장 지배력을 회복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사무가구 시장 불타는데 주름 깊어진 퍼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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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스가 주춤한 사이 종합가구업계 공룡들의 공세는 거세지고 있다. 주택 경기 침체로 B2C 분야에서 활로를 찾지 못한 한샘과 현대리바트가 수익성 돌파구로 사무가구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시장의 성장성이 자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H&I글로벌리서치는 한국 사무가구 시장이 2024년 13억 달러(1조9500억원)에서 2033년 17억 달러(2조55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퍼시스의 입장에선 실적이 주춤하는데 시장은 커지고, 이렇게 커지는 시장에 굵직한 경쟁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가세하는 형국이 매우 우려스러울 것"이라면서 "확대되는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려는 경쟁기업들의 견제가 거세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샘은 지난 2일 첫 사무용 가구 '이머진' 시리즈를 출시하고 한샘 플래그십 논현에 쇼룸을 마련하며 해당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홈라이크(Home-like)' 콘셉트를 내세워 기존 주거용 가구에서 선보인 디자인 역량을 사무 공간에 적용할 계획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물론 스타트업과 개인 사무실(SOHO)까지 타깃을 넓히며 기업별 맞춤형 토털 솔루션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한샘 플래그십 논현 오피스 가구 전용 쇼룸. 한샘

한샘 플래그십 논현 오피스 가구 전용 쇼룸. 한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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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리바트는 지난달 31일 디자인 특화 사무용 가구 '이모션' 시리즈를 출시했다. 해당 시리즈는 알록달록한 색감과 디자인을 강조했다. 비교적 담백한 디자인 위주의 퍼시스와는 사뭇 다르다. 이는 기업의 정체성을 공간에 반영하는 '브랜디드 스페이스(Branded Space)' 트렌드 확산과 맞물린 전략이란 설명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기업들이 차별화된 조직문화를 표현하기 위해 독특한 디자인이 강조된 가구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리바트의 사무용 가구 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에서 9.3%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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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용 가구 시장의 장밋빛 전망은 이종업계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침체된 문구 사업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 회복을 노리는 종합문구업체 모닝글로리도 지난 2월 사무용 의자를 출시하며 해당 시장에 첫발을 들였다. 모닝글로리 관계자는 "향후 고품질 제품 중심으로 가구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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