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덮친 공급 쇼크"…쓰레기봉투 사재기에 의료용 튜브까지 흔들
호르무즈 해협 여파…플라스틱 고무·포장재 타격
일상용품부터 의료현장까지 여파
이란 전쟁으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이 전 세계 소비재 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플라스틱과 고무 등 석유화학 원료 부족이 심화하면서 일상용품부터 의료 현장까지 영향을 미치는 '전방위 공급 위기'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중동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와 천연가스 흐름이 위축되면서 연료 가격이 급등하고 석유를 기반으로 한 각종 화학제품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아시아부터 번진 공급망 차질…생활필수품까지 영향
특히 영향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사재기하는 현상이 발생했고 정부는 행사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도록 권고했다.
대만은 플라스틱 원료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업체 지원 핫라인을 개설했으며 일부 농가는 포장재 확보가 어려워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혈액투석에 필요한 플라스틱 의료용 튜브 부족 우려가 제기되며 치료 차질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의료용 장갑 생산에 쓰이는 라텍스 원료 공급이 흔들리면서 글로벌 의료품 공급 불안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연쇄적 공급 충격'으로 번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아시아 시장 진출 자문사 데잔시라 앤 어소시에이츠의 댄 마틴 공동 책임자는 "맥주, 라면, 과자, 화장품 등 거의 모든 소비재에 영향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석유화학 제품은 포장재뿐 아니라 접착제, 윤활유, 페인트 및 세정용 용제 등 다양한 산업에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은 글로벌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류비 상승과 함께 비료·헬륨 등 중동산 자원 공급 차질까지 겹칠 경우 식료품과 전자제품 가격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쟁의 경제적 파급은 결국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가 넘어 '실물 부족' 경고…글로벌 확산 가능성도
각국은 비축유 방출 등 대응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한적이다. 특히 합성 소재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는 비축량이 적고 대체재도 사실상 없어 공급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이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 플라스틱 수지 가격은 50%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은 "코로나19 때처럼 충격이 동시가 아니라 순차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아시아에서 시작된 공급망 붕괴가 서쪽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까지는 유가 대응 중심의 정책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향후 '가격 상승'을 넘어 실제 물건을 구하기 어려운 '실물 부족' 문제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8000원짜리 무한리필 식당서 무단포장 "김치통에 ...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즉시 정상화되더라도 아시아 플라스틱 시장이 안정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