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에도 안정적인 전해질" 차세대 에너지 저장소자 구현
영하 20도의 혹한과 급격한 외형 변형에도 안정적으로 성능을 유지하는 전해질이 개발됐다. 이 전해질은 차세대 에너지 저장소자를 구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성균관대 박성준 교수 연구팀이 액체금속 입자를 개시제로 초고신축·항동결 '수화젤 전해질'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개시체는 액체 상태의 원료가 단단하거나 질긴 고체(고분자)로 변하도록 첫 단추를 꿰는 물질이다. 수화젤 전해질은 기존 액체 전해질(전기 통로), 고체 전해질과 다르게 물을 가득 머금은 젤리 형태의 전해질을 말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수화젤 전해질은 극한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에너지 저장기기를 구현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에너지 저장 기술은 최근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발전과 맞물려 주목받는다. 특히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기술 수요가 늘고 있다. 이때 성능 유지는 핵심 요건이 된다.
에너지 저장 기기에서 전해질은 전하를 나르는 일종의 통로 역할을 한다. 차세대 에너지 저장 소자를 구현하기 위해선 이 통로가 얼지 않고(항동결), 고무줄처럼 늘어나(초고신축) 전기를 온전히 전달(이온 전도성)하는 것이 필수다.
하지만 기존 수화젤 전해질은 수분 함량이 높아 기계적 강도가 낮고, 저온 환경에서 쉽게 동결돼 성능이 떨어지는 현상이 뚜렷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액체금속 입자를 이용한 새로운 중합 전략을 적용했다. 수화젤 전해질을 사용하려면 외부 열이나 자외선 등 추가적인 에너지 공급이 필요하지만, 액체금속을 활용하면 별도의 장비나 에너지 없이 균일한 고분자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여기에 '소수성 상호작용'을 도입해 고분자 사슬 간 물리적 가교를 형성, 외부 변형 시 가역적으로 결합이 끊어졌다가 재형성되는 메커니즘을 접목했다. 소수성 상호작용은 수용액 안에서 물과 수소결합을 하지 않는 소수성 물질이 모여 소수성 효과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구조의 수화젤은 900% 이상의 파단신율(재료의 끈질긴 정도(연성)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과 우수한 기계적 강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또 염화리튬으로 물 분자 간 수소결합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수화젤 내부의 동결점을 낮췄을 때는 영하 20도 조건에서도 전도성과 유연성이 동시에 유지되는 항동결 특성을 구현하는 게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를 적용한 슈퍼커패시터는 4만5000회 충·방전 이후에도 98%의 성능을 유지하는 등 우수한 안정성이 입증됐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액체금속을 활용한 새로운 수화젤 전해질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연구팀은 이 전략이 향후 웨어러블 전자기기와 차세대 유연 에너지 저장장치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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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및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13일 국제학술지 '나노 마이크로 레터스(Nano-Micro Letter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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