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협상기한 하루 유예…확전 여부 중대 기로(종합)
6일에서 7일로 협상기한 연장
이란 "배상금 없이는 협상없어"
쿠웨이트·UAE 에너지시설 피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기한을 하루 유예했다. 이란이 7일(현지시간)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인프라시설에 대대적인 공격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전쟁배상금 지불없이 재개방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기에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에너지시설을 공습했다. 일각에서는 강대강 대치 속 극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군의 지상작전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기존 중동전쟁과 같은 장기전이 펼쳐질 수 있어 국제유가 등 시장에 미치는 후폭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트럼프 "7일까지 합의"…최후통첩 시한 연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 방문을 마치고 백악관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일정 없이 골프장을 방문한 후 백악관에 머물렀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협상시한을 7일로 하루 연장한다고 통보했다. 워싱턴 D.C.(미국)=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이란)이 협조하지 않고 해협을 계속 봉쇄하려 한다면, 그들의 모든 발전소와 공장을 잃게 될 것이다. 화요일(7일) 저녁까지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발전소도, 교량도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미 동부시간 화요일 오후 8시"라고 적었다. 이란과의 협상기한을 더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시한은 6일 오후 8시에서 정확히 하루 더 연장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시한 유예에 앞서 이란 정부를 향해 욕설을 담은 원색적인 비난의 글도 올렸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화요일(7일)은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의 (공격의) 날"이라며 "빌어먹을 해협을 열어라. 이 미친 놈들아"라고 게재했다. 비속어까지 동원해 글을 올린 것은 협상에 대한 조급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날 가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6일까지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낙관론을 펼쳤다. 실제 협상에 진척이 있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는 6일 오후 1시(한국시간 7일 오전 2시)에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이란 배상금 없이 호르무즈 재개방 불가"…강경입장 고수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이란은 전쟁배상금을 물지 않으면 해협 재개방은 없다면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메흐디 타바타바에이 이란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전쟁으로 인한 재정적 피해가 완전히 보상된 이후에야 해협이 완전히 재개방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은 그의 극도의 절망과 분노를 반영한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욕설 게시물이 올라온 직후 "당신의 무모한 행보가 미국의 모든 가정을 살아있는 지옥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유일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은 이란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고 이 위험한 게임을 끝내는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동국가들의 중재 외교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이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면서 협상 가능성은 줄어드는 분위기다. CNN은 "파키스탄과 이집트의 중재로 협상은 아직 지속되고 있으며, 오만도 이란과 해협 재개방을 위한 안전 통행 협약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막판 회담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 관리들은 아직 합의가 임박했다는 공개적인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웨이트·UAE 에너지시설 피격…전쟁 장기화 우려 확대
미국과 이란이 좀처럼 합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는 동안 주요 산유국들의 에너지 시설이 공습을 받으면서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쿠웨이트석유공사(KPC)는 성명을 통해 "국영정유공사와 석유화학공업공사 시설이 잇따라 피격돼 상당한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KPC 본부 건물은 물론 정유소와 공항들이 잇따라 이란 드론과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피해가 보고됐다. 아부다비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루와이스에 위치한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이 피격으로 인한 연쇄화재로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고 전했다. 아부다비의 루와이스 산업지구는 지난달에도 이란의 공습으로 정유소 가동이 멈춘 바 있다. 이스라엘 하이파 정유소와 바레인의 시트라 석유화학 공장 등도 전날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
국제유가는 110달러선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한국시간 6일 오전 10시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장 대비 0.47% 오른 배럴당 112.0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1.44% 상승한 110.60달러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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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협상 결렬로 인해 미군의 지상작전이 펼쳐질 경우 장기전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BBC는 미국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하르그섬 점령, 혹은 이란 내 고농축우라늄 회수 등 지상작전이 만약 개시되면 장기전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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