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 대신 아파트에? '납골집' 풍습에 골머리 앓는 中, 결국 전면 금지 나서
일각선 생활 환경 훼손 지적도 나와
납골 보관 아파트 등장에 주민 갈등도
부동산 침체가 만든 새로운 장례 문화
중국 당국이 아파트에 유골을 보관해 납골당처럼 사용하는 이른바 '납골집(骨灰房)' 풍습을 전면 금지하고 나섰다. 외곽 미분양 아파트를 납골시설로 전용해 수익을 올려온 부동산 개발업자와 중개업자에 대한 규제 성격이 강한 조처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에서는 저렴한 외곽 아파트를 납골당처럼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확산해 왔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방치된 미분양 주택과 장례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납골 아파트'라는 새로운 형태의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SCMP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장례관리조례'를 개정해 납골집 풍습을 전면 금지했으며, 지난 3월 3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처는 중국 최대 성묘 명절인 청명절(4월 5일)을 앞두고 발표됐다. 중국 가정에서는 오랫동안 매장 관습을 매우 중요하게 여겨왔으며 품위 있는 무덤을 확보하는 것을 효도의 필수적인 행위로 간주해 왔다.
부동산 침체로 미분양 주택 증가와 장례 수요 증가 맞물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에서는 저렴한 외곽 아파트를 납골당처럼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확산해 왔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방치된 미분양 주택과 장례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납골 아파트'라는 새로운 형태의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실제 중국 연간 사망자 수는 2015년 약 980만명에서 최근 1130만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반면 도심 지역에서는 묘지를 새로 조성할 부지가 부족해지면서 장례 비용이 급등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는 묘지 한 기 가격이 10만위안(약 2200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 소후망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이러한 납골 아파트에 안치된 유골함이 약 10만 개에 달한다. 수요 증가에 따라 가격도 상승해 초기 1㎡당 3000위안 수준이던 납골 공간은 7000위안까지 치솟았다. 바이두
원본보기 아이콘이 같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 아파트를 납골시설로 활용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특히 중국의 주택 사용권이 최대 70년이지만 묘지 사용 기간은 통상 20년 임대에 그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묘지 계약 만료 시 재계약이나 이장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비용 부담을 피하려는 수요가 납골 아파트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대표 사례로는 베이징 인근 톈진 지역의 한 단지가 꼽힌다. 총 16개 동 규모로 조성된 이 단지는 모든 세대를 납골 공간으로 활용하며, 창문을 검게 칠해 햇빛을 차단하고 내부는 사실상 공동 납골당 형태로 운영됐다. 각 세대 현관에는 '○○씨 사당'이라는 표식과 붉은 장식물이 부착돼 일반 주거 공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납골 아파트 안치된 유골함 약 10만 개 달해
중국 매체 소후망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이러한 납골 아파트에 안치된 유골함이 약 10만 개에 달한다. 수요 증가에 따라 가격도 상승해 초기 1㎡당 3000위안 수준이던 납골 공간은 7000위안까지 치솟았다. 가격 구조 역시 일반 주택과는 반대 양상을 보였다. 통상 아파트는 고층일수록 가치가 높지만, 납골 아파트에서는 지하층이나 저층이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망자를 땅과 가까운 곳에 모셔야 한다는 풍수지리적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이번 규제를 통해 이러한 변칙 시장을 차단하는 한편, 수목장과 해양장 등 친환경 '생태 안장'을 적극적으로 장려할 방침이다. 아울러 장례 서비스 비용 기준을 마련해 과도한 비용 청구와 불법 영업 행위도 함께 단속할 계획이다. 이번 조처로 급속히 확산하던 '납골 아파트' 문화는 사실상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납골집을 막는 대신 수목장이나 해양장 등 친환경 '생태 안장'은 적극적으로 장려하기로 했다. 더불어 과도한 장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서비스 요금 기준을 마련하고, 부당한 추가 요금 징수를 차단하는 방침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이번에도 '개미'들만 죽쒔다…이란 전쟁이 가른 성...
이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이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묘지가 너무 비싸다는 것"이라는 지적과 더불어 "살아있는 사람은 집을 사기 어렵고, 죽은 사람은 묘지를 사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왔다. 반면 전통적으로 유골은 땅에 묻혀야 한다는 인식도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