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줄다리기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이란 권리 존중해야"
트럼프, 6일 장중 기자회견 개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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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기한을 하루 유예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이란의 인프라 시설을 전방위로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협상 타결이 불발될 경우 이란 전쟁은 장기·확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란)이 협조하지 않고 해협을 계속 봉쇄하려 한다면, 그들의 모든 발전소와 다른 모든 공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은 운이 좋아야 재건하는 데 20년이 걸릴 것이다. 만약 나라가 남아있다면 말이다"며 "화요일(7일) 저녁까지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그 어떤 발전소도, 교량도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9300만명의 이란 국민들이 고통받을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그들(이란 국민)은 우리가 그렇게 해주길 원한다"며 "이란 국민들은 지옥에서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쟁이 언제 끝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곧 알려주겠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21일 호르무즈 해협을 48시간 내 완전히 개방하지 않을 경우 이란을 초토화하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낸 바 있다. 그는 시한 만료일(3월 23일)에 이란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27일까지 5일간 이란의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7일 시한 만료일이 돌아오자 돌연 또 열흘간 이란에 대해 공격을 하지 않겠다며, 오는 4월6일까지 열흘 동안 군사행동을 유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만료 시한을 하루 앞둔 5일 재차 협상 시한을 연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WSJ과의 인터뷰가 공개될 즈음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미 동부시간 화요일 오후 8시"라는 글을 게시하며 시한 유예를 확인했다.


트럼프, 조급함 드러내…이란에 욕설, 시장 달래기용 발언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 시한 4월7일은 이란 전쟁의 확전 여부를 결정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란을 향해 자주 위협했으나, 이날 오전 처음으로 이란 정부에 욕설과 함께 원색적인 비난의 글을 올렸다.


그는 협상 시한을 유예하기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화요일(7일)은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의 (공격의) 날이다"며 "빌어먹을 해협을 열어라. 이 XX놈들아"라고 밝혔다.


비속어까지 동원해 글을 올렸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급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개전 초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밝혀왔으나 전쟁이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미국 내 여론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특히 미군 F-15E 전투기와 A-10 공격기가 이란에서 격추돼 실종된 미군 2명에 대한 전투수색구조(CSAR) 작전을 펼친 점도 부담감을 키웠을 것으로 보인다. 1명은 구조에 성공했으나, 나머지 1명을 추가 구조하는 과정에서 하마터면 이란 수중에 넘어갈 뻔한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욕설 게시물을 올린 후 약 한 시간 만에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과 협상은) 6일까지 타결할 것으로 본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4월 첫 거래일 시장에 협상 낙관론을 보여주어 변동성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폭스뉴스와 인터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이란에 대한 공격 유예 시한을 미 동부시간 기준 7일 저녁으로 하루 연장했다. 협상 진전을 위한 시간 벌기가 세 번째 이어진 셈이다.


이란, 강경 입장…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쉽게 내주지 않을 듯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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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협상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이란 정부는 쉽게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미국과의 전력 차이가 압도적인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지렛대 삼은 반격의 효과가 상당한 상황이라 해협 통제권을 쉽게 내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욕설 게시물이 올라온 후 "당신의 무모한 행보가 미국의 모든 가정을 '살아있는 지옥'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유일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은 이란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고 이 위험한 게임을 끝내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아시아경제에 협상에서 미국과 이란의 핵심 조건에 대해 양국 모두 '호르무즈 해협'이라고 말했다. 브레머 회장은 "미국과 이란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관련 협상은 어렵지만 불가능하지 않다"며 "이란의 목적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향후 자신들을 계속 공격하지 못하도록 억제력을 확보하는 것인데 현재 그런 것이 없다"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이 협상 지렛대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협상이 결렬되고 미국이 대규모 공습을 단행할 경우 이란은 동맹인 걸프 지역 국가들을 상대로 보복 공습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전쟁은 걸프 지역에서 이어지며 전 세계 에너지 위기를 더욱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공격을 단행해 이란을 초토화한 뒤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해도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정권교체도 실패했고, 고농축 우라늄도 확보하지 못했으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언급한 이란 전쟁의 목표 중 어느 하나 제대로 달성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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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오후 1시에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보통 개장 전, 장 마감 후 전쟁 발언을 공개했으나, 이번 기자회견은 장중인 오후 1시에 예정돼 있다.


뉴욕 특파원=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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