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 수면제·항불안제 등 합법 약물 90%
전문가 “보다 정교한 단속 기준 필요해”

경찰이 약물 운전 처벌을 강화한 가운데, 실제 적발 사례에서는 불법 마약보다 합법적인 처방 의약품이 더 많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불면증 치료제인 졸피뎀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연합뉴스는 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연구팀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약물 운전 의심 사례 1046건을 분석한 결과를 인용, 검출된 약물의 55%는 의료용 마약류였고 비마약류 의약품이 41%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의료용 마약류 가운데서는 수면 유도와 진정을 돕는 중추신경 억제제가 주를 이뤘다. 이 중 졸피뎀은 3년간 370건이 검출돼 가장 많았으며, 불안장애 치료제 알프라졸람과 수면제 플루나이트라제팜도 각각 144건과 126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약물은 졸림과 반응 속도 저하, 운동 기능 저하 등을 유발해 운전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하는 교통경찰. 연합뉴스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하는 교통경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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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마약류 의약품에서는 항정신병약과 항우울제 계열이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쿠에티아핀은 108건 검출됐으며, 항히스타민제 역시 상당수 확인됐다. 이들 약물 역시 졸음이나 집중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어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불법 마약류는 전체 4%에 그쳤다. 검출 비율은 메스암페타민 28건, 대마 19건, 합성 대마 16건 순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경찰은 약물 운전을 예방하기 위해 약을 복용하기 전 운전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졸음을 유발하는 약을 복용한 경우 일정 시간 운전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단순 복용 사실이 아니라 실제로 판단 능력이나 반응이 저하된 상태에서의 운전이 단속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단순 검출 여부만으로 위험성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연구팀은 "약물 내성이나 개인별 대사 차이, 복용 시점 등을 고려하지 않으면 치료 목적의 복용까지 위험 행위로 오인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약물 종류별 특성을 반영한 보다 정교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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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찰은 관련 기관과 함께 혈중 농도 기준과 단속 방식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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