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국내외 경제전문가 13인 대상 조사
전쟁 따른 고유가…인플레 압력·금융안정 고려
韓 연내 인상 전망 '30.8%'…"7~10월 가능성 있다"
美 인하 시점 9월 이연, 올해 최종 3.50% 전망 다수

오는 10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임기 만료 전 마지막으로 주재하는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이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이날 금리가 연 2.50%로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 전쟁 이후 높아진 유가 수준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금융안정과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당분간 지켜볼 시점이라는 이유에서다. 올해 중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은 직전 조사 대비 뚜렷하게 늘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 역시 올해 9월께로 이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월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월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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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전원 '4월 동결'…"공급충격 강도 가늠 속 통화정책 신중론 펼칠 것"

6일 아시아경제가 국내외 경제연구소·증권사·은행 등의 경제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전원(100%)이 이달 기준금리 2.50% 유지를 예상했다. 이 가운데 12명(92.3%)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로 동결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전망대로라면 지난해 7, 8, 10, 11월, 올해 1, 2월에 이은 7회 연속 동결이다.

2월 금통위 이후 이란 전쟁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물가 경계감이 커졌다는 게 가장 큰 변화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2%)은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었으나, 중동발 유가 충격으로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가 확대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월 유가 충격은 재고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등 정책효과로 흡수했다"면서도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감안할 때 금융안정과 실물경제 미칠 영향도 같이 고민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은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5~8월 중 2.9~3.0%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며 "5월 경제전망에서 물가상승률을 상당폭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시그널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치솟는 기름값이 금리까지 올리나…"韓, 이르면 7월 금리 인상 대응"[금통위poll]① 원본보기 아이콘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수도권 부동산시장 과열 지속, 풍부한 금융시장 유동성과 원화 약세 등이 고려될 것으로 봤다. 한준희 NH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1500원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 변동성과 금융안정 부담이 여전히 높은 제약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Fed도 금리 방향 전환을 서두르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한미 금리차 관리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기 하방 압력 우려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국내 경제는 중동 전쟁 리스크에도 수출 호조,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우세하지만, 고유가로 인한 경기 둔화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란 평가다. 조 연구원은 "정부가 추경 편성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4월 금통위는 지나치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신호를 보내기보다는 균형 잡힌 중립적 기조가 강조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과 같은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 요인은 기준금리 인상도 인하도 모두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더 명확한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관망으로 대응하는 것이 이 시점에서 통화당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 역시 "전쟁발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으나 공급 충격의 강도를 가늠하는 과정에서 통화정책 신중론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한화금융플라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한화금융플라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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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상 전망 증가…신현송 후보자 성향 "중장기 경로에 영향"

연내 금리 인상 관측은 종전 대비 뚜렷하게 늘었다. 올해 말까지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본 응답자가 9명(69.2%)으로 다수였으나, 오는 7월과 10월 한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 역시 각각 3명(23.1%), 1명(7.7%) 있었다. 지난 2월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 15명은 전원이 연내 동결(14명) 또는 1차례 인하(1명)를 전망한 바 있다.


반면 연내 한 차례 인상 전망의 배경엔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었다. 강민주 ING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상황의 불확실성이 크지만, 향후 2~3개월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수송이 어느 정도 재개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같은 가정이 맞는다면 성장률은 여전히 2%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성장 하방에 대한 우려보다는 물가 상승 압력이 국내 거시 경제에 보다 큰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한다"며 "물가 상승에 따른 경기 침체를 방어하기 위해 올해 7월께 소폭의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확실시되는 물가 상승 폭 확대 등 인상 요건이 충족되며 7월께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유가 수준으로 근원물가는 3분기 2.6% 이상 올라가는 경로로 변화할 것"이라며 "근원물가 오름세 확인 시 10월께 한은의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내년엔 대체로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으나, 상반기 재차 인하 대응에 나설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한 연구원은 "중동 리스크가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는 흐름이 확인된다면 내년 상반기 중 인하 여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흐름이 금융안정 측면에서 추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인하 시기가 하반기로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치솟는 기름값이 금리까지 올리나…"韓, 이르면 7월 금리 인상 대응"[금통위poll]① 원본보기 아이콘

한편 이 같은 전망 변화에 '합리적 매파'로 알려진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의 성향이 영향을 끼쳤냐는 질문엔 10명(76.9%)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란 전쟁 이후 성장과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으로, 통화정책 방향이 개인 성향에 크게 좌우되기 어려운 환경이란 판단에서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센터장은 "신 후보자 개인의 성향보다 물가·금융안정 상황·경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신 후보자의 성향이 중장기 정책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당장의 전망에 신 후보자의 통화정책 성향을 크게 반영하지는 않았다"면서도 "후보자의 통화정책 성향을 고려하면 인플레이션 리스크 등으로 인한 통화긴축 전환이 앞당겨질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치솟는 기름값이 금리까지 올리나…"韓, 이르면 7월 금리 인상 대응"[금통위poll]① 원본보기 아이콘

美 인하 '상당 기간 연기'…9월 등 하반기 내린다 '53.8%'

미국의 다음 정책금리 인하 시점 전망도 종전 대비 뒤로 밀렸다. 지난 2월엔 응답자의 과반수가 오는 6월 인하를 전망했으나, 이번 조사에선 9월(23.1%) 등 하반기 인하를 점친 전문가가 7명(53.8%)에 달했다. 올해 미국의 최종 금리는 상단 기준 3.50%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5명(38.5%)으로 가장 많았다. 현재(3.75%)보다 0.25%포인트 인하한 수준이다. 내년엔 3.25%까지 내릴 것이란 응답자가 6명(46.2%)으로 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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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에너지 가격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뿐 아니라 기대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윤 연구원은 이에 오는 9월 인하를 예상했다. 그는 "기존 6월 인하 전망은 전쟁발 인플레이션 리스크로 이연됐다"며 "그럼에도 고용 없는 성장의 취약성과 사모 대출 등의 부담이 확인되면, 하반기 중 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짚었다. 강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노동 시장 둔화에 포커스가 갈 것"이라며 9월과 12월 두 차례 인하를 점쳤다.


반면 올해 말 전후까지 동결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 연구원은 유가와 인플레이션 안정이 확인되는 올해 말에야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에너지 충격은 지정학적 요인에 기반한 것으로,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통화정책 완화 시점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높아진 물가 경계감에 인하 시기가 뒤로 밀릴 것"이라며 "내년 중 낮은 고용 등에 따라 완만한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가나다 순)
강민주 ING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문홍철 DB증권 연구원, 박상현 iM증권 연구원,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 한준희 NH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센터장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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