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공법 대비 최대 5배 효율…'마이너스 비용 구조' 가능
폐패널 처리·청정수소 생산 동시 해결 기대

수명을 다한 태양광 발전 폐패널에서 회수한 실리콘으로 고순도 수소와 고부가가치 실리카를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이 나왔다. 매립과 소각이 쉽지 않아 '애물단지'로 꼽히던 폐태양광 패널을 친환경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된다.


UNIST는 6일 백종범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이 폐태양광 패널의 실리콘을 활용해 고순도 수소와 산업용 고부가 소재인 실리카를 동시에 생산하는 고효율 공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볼밀 공정에서 구슬의 충돌과 마찰로 실리콘 표면의 실리카 막을 지속적으로 제거해 반응을 이어가면서, 고순도 수소와 고부가가치 실리카를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 개념도. 연구팀 제공

볼밀 공정에서 구슬의 충돌과 마찰로 실리콘 표면의 실리카 막을 지속적으로 제거해 반응을 이어가면서, 고순도 수소와 고부가가치 실리카를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 개념도.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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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은 물과 반응해 수소와 실리카를 만들 수 있지만, 실제 반응에서는 표면에 형성되는 실리카 피막이 물의 접근을 막아 반응이 곧 멈추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기존 열화학 방식의 수소 생산량은 이론적 최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연구팀은 강한 화학 약제를 쓰지 않고도 이 실리카 보호막을 제거하는 동적 기계화학 공정을 개발했다. 실리콘과 물을 작은 구슬이 담긴 용기에서 회전시키면 구슬과 실리콘 입자가 반복 충돌하며 실리카막을 지속적으로 깨뜨려 새 반응 표면을 노출시키는 방식이다.


실험 결과 상용 실리콘 1g당 약 1706㎖의 수소를 생산했다. 이는 이론적 최대 생산량 1713㎖ g-¹의 99.6% 수준으로, 기존 열화학 방식(18~28%) 대비 최대 5배 높은 효율이다. 폐태양광 패널에서 직접 얻은 실리콘 가루를 활용한 실험에서도 약 98% 수준의 수소 생산 성능을 기록했다.

함께 생산된 실리카는 촉매 지지체로도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이 이 실리카를 적용한 니켈 촉매로 이산화탄소 메탄화 반응을 진행한 결과, 상용 실리카 기반 촉매보다 더 높은 전환율과 메탄 선택도를 나타냈다. 표면의 풍부한 수산기(-OH)가 촉매 입자를 더 균일하게 분산시킨 결과로 분석됐다.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백종범 교수, 임한권 교수, 연훠 샤오 연구원(제1저자), 루난 관 연구원(공동 제1저자), 구지원 연구원(공동 제1저자). UNIST 제공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백종범 교수, 임한권 교수, 연훠 샤오 연구원(제1저자), 루난 관 연구원(공동 제1저자), 구지원 연구원(공동 제1저자). 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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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도 높았다. 부산물인 실리카 수익을 제외하고도 수소 생산 단가는 기존 열화학 방식보다 수십~수천배 저렴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리카 판매 수익까지 반영하면 수소를 생산할수록 수익이 발생하는 '마이너스 비용 구조'도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특히 배치식보다 연속식 공정에서 생산량과 에너지 효율이 더 높아 대규모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도 확인됐다. 급증하는 폐태양광 패널 처리 문제와 청정수소 생산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 기술로 평가된다.


백종범 교수는 "폐태양광 패널에서 나오는 실리콘으로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면서 산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실리카까지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처치 곤란한 폐패널을 고부가 자원으로 전환해 자원 순환 경제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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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줄(Joule, Cell Press)에 지난달 27일 온라인 공개됐다. 공정의 핵심인 기계화학 기술은 줄의 기획 섹션인 '퓨처 에너지(Future Energy)'에도 별도로 소개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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