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판매액 1~3월 23.5조…지난해 연간 판매액 육박
"제2 홍콩 ELS 사태 우려…불완전판매 위험 확대"

금융당국이 올해 상반기 상장지수펀드(ETF) 판매액이 가장 많은 은행을 대상으로 오는 7월 검사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은행권의 ETF 판매가 급증하자, 불완전판매와 소비자 피해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이 ETF 판매 과정에서 단기 실적 중심의 공격적인 영업에 치우쳐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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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에 대한 제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고위험 투자 상품인 ETF 판매를 크게 늘린 점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상반기 실적을 점검한 뒤 판매 규모가 가장 큰 은행을 상대로 7월 중 검사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의 ETF 판매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1~3월 판매한 ETF 금액은 총 23조583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액(25조8085억원)에 육박했다. 월별로는 지난해 12월 1조6302억원에서 올해 1월 7조7672억원으로 급증한 뒤 2월 8조6645억원, 3월 7조15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말 미국의 이란 침공 후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별로는 올 들어 누적 판매액이 8조원을 웃도는 곳까지 등장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해당 은행이 7월 금감원 검사에서 중점 점검 대상, 이른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 강도 높은 제재가 뒤따를 전망이다.


ETF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로 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이다. 특히 중동 리스크로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손실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금감원은 가장 보수적인 투자 성향의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은행에서 ETF 판매가 확대되는 점을 우려한다. 이에 따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20일 첫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열고 은행의 ETF 판매 등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를 주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을 주로 이용하는 고령층의 경우 창구에서 권유받은 상품을 예금처럼 안전한 상품으로 오해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ETF 판매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은행의 ETF 판매 구조에도 주목하고 있다. 은행은 ETF 판매 시 고객과 신탁 계약을 체결한 뒤 자금을 증권사에 재투자하며, 이 과정에서 투자액의 약 1%를 선취 수수료로 확보한다.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은행들이 ETF 판매를 무분별하게 늘리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시각이다.


특히 금감원은 은행들이 '홍콩 ELS' 불완전판매로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받고도 단기 실적을 쫓아 유사한 영업 행태를 반복하고 있는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앞서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홍콩 ELS 과징금이 감경되지 않았다면 최대 4조원에 달했을 것"이라며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할 경우 감경 없이 법에서 정한 수준 그대로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은행들은 앞선 금감원 제재심에서 약 1조4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며, 최종 제재 수위는 금융위원회가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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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제2의 홍콩 ELS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감독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오는 9일에는 은행권과 간담회를 갖고 ETF·지수연동예금(ELD) 판매 과정에서의 소비자 보호 강화를 당부할 예정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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