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장관 "전쟁 승리 기도해달라"…교황 "예수의 길 아냐"
트럼프와 거리 두며 평화 메시지 전해
미국 국방장관이 이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하자, 미국 출신 교황 레오 14세가 이를 반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3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레오 14세가 이날 부활절 아침 미사 강론에서 기독교 신앙이 전쟁에 동원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은 "기독교의 사명은 종종 지배하려는 욕망에 의해 왜곡돼 왔다"며 "군사적 지배는 예수 그리스도의 길과는 전적으로 무관하다"고 이야기했다.
교황은 로마 주교좌 성당인 라테라노의 성 요한 대성전에서 열린 강론에서도 "우리는 지배할 때 강하다고 생각하고, 동등한 이들을 파괴할 때 승리했다고 여기며, 두려움의 대상이 될 때 지배한다고 여긴다"면서 "신은 지배가 아니라 해방을, 파괴가 아니라 생명을 주는 방식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다른 강론에서도 교황은 이사야 1장15절을 인용해 "예수는 전쟁을 벌이는 자들의 기도를 듣지 않고 오히려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국민을 향해 "무릎을 꿇고 매일 기도해달라"며 "중동에서의 군사적 승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이 헤그세스 장관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기독교의 가르침이 전쟁에 활용하는 이들을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외신들은 교황이 즉위 뒤 미국 정치에 개입하지 않으려 신중하게 행동해왔다고 평가했다. 백악관과의 직접적인 충돌도 피하는 모습이었다. 교황이 트럼프를 언급한 것은 기자가 미국 대통령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는지 직접 물었을 때뿐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뒤에는 지속해서 폭력 중단과 대화를 통한 해결 등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교황은 로마 외곽 카스텔 간돌포의 별장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전쟁을 끝내고 싶다고 밝혔다고 들었다"며 "그가 폭력과 폭격의 규모를 줄일 방법을 찾고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다만 교황은 트럼프와 전쟁에 관해 직접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바티칸은 성명에서 "교황이 3일 아이사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중동에서의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확보하기 위한 대화의 갈등 종식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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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앞서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하기 위해 군사 작전을 벌였을 당시에도 "외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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