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그섬 요새화 이어 본토 경비 강화
인권기구 "검문소 근무하던 아동 사망"

이란이 미국의 지상전에 대비해 12살 어린이까지 동원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


이란혁명수비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이란혁명수비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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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에브라힘 아자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이 하르그섬을 방문한 이후 이곳을 요새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도 미사일을 증강 배치하고 해안선에 기뢰를 매설하는가 하면 곳곳에 부비트랩도 설치했다. 전문가들은 "섬 지하에 방대한 터널망이 구축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란 본토 내에서 미군에 맞설 자원병을 모집하는 '잔파다(희생)' 캠페인이 시작됐다. 이란 당국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참여를 독려했다. 특히 이번 모집에는 12살 미성년자까지 포함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자원한 어린이들에게 취사·의료 등 지원 및 검문소 경계 임무를 맡길 계획이다. 외신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의 총동원령을 연상시킨다고 덧붙였다. 이란 국방부 산하 매체 '데파프레스'는 히잡을 쓴 10대 어린이들이 미소 짓는 포스터를 게재하며 동참할 것을 권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이란 인권활동가협회는 이미 검문소에 근무하다가 사망한 어린이들에 관해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영국 BBC도 이란 수도와 다른 도시에서 무장한 아이들을 포함한 어린이들이 보안 관련 임무를 하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전했다. 테헤란 동부에 사는 여성은 인터뷰에서 "지난달 9일 공습 뒤 상황을 살펴보러 나갔을 때 무장한 10대들이 부대에 있는 것을 봤다"고 이야기했다. 테헤란 서부에 사는 또 다른 여성 역시 "지난달 25일 검문소에서 십대 청소년을 목격했다"며 "그들은 차를 향해 총을 겨누고, 차를 세워 수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국제인권감시기구(HRW)는 "15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병력을 모집한 것은 심각한 아동 인권 침해이자 전쟁 범죄"라고 주장했다. 페가 바니하셰미 시카고대학교 헌법 및 인권 전문가는 "국제법에 따라 안보 또는 군사적 역할에 아동을 동원하는 것은 엄격하게 제한된다"면서 "(청소년들을 배치하는 것이) 사회에 더 광범위한 위험을 초래한다. 훈련받지 않은 미성년자들이 압박감 속에서 작전을 수행하면서 의도치 않게 폭력을 확대하고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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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 군사전문가들은 이란이 약 100만명의 현역 및 예비군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부분 훈련은 부족하고 무기는 수십 년 된 구식이 많지만, 험준한 산악 지형과 수년간 지역 민병대와 협력해 온 비대칭 전투 경험을 갖췄다. 미 중부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밥 하워드는 현 상황을 두고 "위험천만한 포커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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