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뺄셈의 종교'…선재스님, 외국 대사들에 사찰음식으로 화합 강조
서울 봉은사서 '팔정도 간장비빔밥' 선봬
조계종, 국제선명상대회 연계 문화교류 행사
사찰음식 명장 1호 선재스님이 3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의 주한 외국대사 초청 행사에서 '팔정도 간장비빔밥'을 선보이며 세계의 화합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2026 국제선명상대회'의 하나로 마련된 '주한 외국대사 초청 한국불교문화 향연'이다. 이탈리아, 라트비아, 일본, 인도, 스리랑카 등 14개국 대사와 외교관, 가족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선명상 체험에 이어 오찬 자리에서 8가지 색깔의 나물이 올려진 비빔밥과 물김치, 연근 반찬 등이 곁들여진 사찰음식을 받았다.
선재스님은 "이 음식 속에는 육류, 생선, 파, 마늘, 양파, 달래, 각종 가공식품은 넣지 않았다"며 "보통 많이 넣었다고 자랑하는데 저는 뺐다고 자랑한다. 불교는 뺄셈의 종교"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 전에 여러분이 한 명상은 우리 마음속에 일어나는 모든 번뇌를 몸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고, 오늘 먹는 음식도 우리 몸에서 독을 빼내는 음식"이라며 "대신 이 음식 속에는 우주의 생명을 담게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열린 주한 외국 대사 초청 한국불교문화교류 행사에서 에밀리아 가토 주한 이탈리아 대사가 참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선재 스님.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선재스님은 또 "불교에는 바르게 보고 바르게 생활하라는 팔정도의 가르침이 있는데, 이에 맞춰 8가지 야채로 나물을 만들었다"며 "이 8가지 음식을 밥과 조화롭게 먹으면 내 몸에서 수행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입맛도 다 다르지만, 여러 식재료가 한데 모여 하나가 되듯 비빔밥처럼 모든 생명이 나와 다르지 않음을 함께 체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환영사에서 "오늘 여러분이 함께하는 이 자리는 국제선명상대회의 일환으로 마련된 특별한 만남"이라며 "잠시 일상의 흐름을 내려놓고 호흡을 고르며 자신의 마음을 비춰보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사찰음식을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갈등과 전쟁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러한 시대에 선명상은 잠시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의 중심을 되찾고 평안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소중한 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랑갈랄 다스 주한 인도대사는 "불교는 우리 인도에서 매일 실천하는 종교이기도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며 "앞으로 한국 문화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두 나라 간 유대를 쌓아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봉은사 맞은편 코엑스에서는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도 이틀째 이어졌다. 조계종이 주최하고 불교신문이 주관하는 이 박람회는 올해 14회째다.
이날 오전 행사장 B홀은 관람객들로 붐볐다. 불교미술과 굿즈 전시 부스마다 발길이 이어졌고, 방문객 가운데 20~30대 젊은 층 비중도 적지 않았다.
박람회 사무국은 개막 첫날부터 이틀간 약 13만명이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박람회는 불교의 핵심 사상인 '공'을 관람객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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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저녁에는 봉은사 일주문 앞 특설무대에서 인기 DJ들이 반야심경을 힙합과 DJ 퍼포먼스로 재해석하는 '반야심경 공파티'도 열려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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