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우크라 드론 창고 피격당해
러는 이란에 드론 수출…중동서도 경쟁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위치한 무인기(드론) 시스템 창고가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파괴됐다는 이란 측 보도가 나왔다. 이 창고에는 우크라이나 드론 기술자 21명이 머물고 있었으며, 이들이 사망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즉각 '이란의 가짜뉴스'라며 반박했지만, 중동에 파견된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의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란 매체 "두바이 드론 창고 격파…우크라 기술자 21명 사망"

TAS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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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영 매체들은 지난달 28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위치한 드론 시스템 창고를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사일로 타격해 완전히 파괴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란 측은 해당 창고에 우크라이나 드론 기술자 21명이 상주하고 있었으며, 이들이 공격으로 모두 사망했다고 구체적인 숫자까지 제시하며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당국은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해당 보도는 이란이 만들어낸 허위 정보"라며 "자국 기술자들의 사망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 중동 지역에 파견 중인 우크라이나 기술 인력의 안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어, 사실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이 러시아와 전쟁 중임에도 드론 전문가 약 200명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국가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례적인 이 결정의 배경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직접 교전에 돌입하면서 발생한 중동 지역의 방공 공백이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걸프 국가들은 이란의 드론·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주로 미국에 의존해왔다. 미국은 패트리어트(Patriot) 방공 미사일 등 첨단 장비를 이들 국가에 수출하고, 현지 주둔 미군이 방어를 지원해왔다. 그러나 미·이란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중동 주둔 미군 병력 상당수가 직접 작전에 투입됐고, 동맹국들의 자체 방공 역량만으로는 이란의 공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조성됐다.


이에 중동 국가들은 러시아와의 드론전을 통해 풍부한 실전 경험을 축적한 우크라이나에 기술자 파견을 요청했고, 우크라이나는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미 여러 중동 국가들과 드론 판매 계약 및 기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방산 협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중동 드론 수출 시장서 격돌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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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도에는 역설적인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만 해도 러시아는 이란으로부터 드론 기술을 전수받았다. 이란제 샤헤드(Shahed) 계열 자폭 드론을 적극 도입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데 활용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 상황은 완전히 역전됐다. 러시아는 이란에 드론을 역수출하는 국가가 됐고, 우크라이나는 이란과 대립하는 걸프 국가들에 드론과 기술을 공급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현재 저가형 드론 생산량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세계 1, 2위를 다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나라는 전쟁터에서뿐 아니라 중동 드론 수출 시장에서도 사실상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됐다.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직접적인 전선 외에도 중동 방산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우크라이나가 자국 전선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중동에 인력을 파견하고 드론을 수출할 수 있는 데는 현재 전쟁 상황의 특수성이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선이 현재 상당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핵심 배경으로 꼽는다.


우선 자연 환경의 영향이 크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봄철이 되면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광범위한 지역이 진흙 수렁으로 변하는 이른바 '라스푸티차(Rasputitsa)' 현상이 나타난다. 이 시기에는 탱크와 장갑차 등 중장비의 기동이 극도로 제한되어, 매년 이 기간에는 양측 모두 대규모 공세를 자제해왔다. 만 4년이 넘도록 지속된 전쟁 속에서 이 계절적 패턴은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양국의 재정·경제 여건 악화도 소강 상태를 고착시키는 요인이다. 막대한 병력 손실과 장기전의 여파로 양측 모두 예산 압박이 심화되고 있으며, 대규모 전투를 재개할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 또한 미·이란 전쟁 발발 직전까지 미국의 중재로 휴전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으나, 미국이 이란 전쟁에 집중하게 되면서 협상이 공중으로 뜬 상태다. 양국은 대규모 공세를 재개하기도, 그렇다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기도 애매한 상황에서 교착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중동 전쟁의 발발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됐다. 드론 수출로 전쟁 비용을 충당하고,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술 협력으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이 전선을 유지하는 것보다 당장 더 실용적인 선택이 된 셈이다.

러시아·중국의 이란 지원 의혹…대리전 양상 비화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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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이란 전쟁의 이면에는 러시아와 중국의 암묵적 지원이 있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표면적으로 러시아가 이란에 군대를 파병하거나 첨단 무기를 대대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러시아 역시 이를 공식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황들이 의혹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방공망을 상당 부분 무력화하고 위성항법장치(GPS)를 교란시킨 상황임에도, 이란의 드론과 탄도미사일 요격 명중률이 예상 외로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란은 개전 이후 미국의 주요 무인공격기 MQ-9 '리퍼' 12대를 격추했고, F-35 전투기 1대가 이란의 공격을 받아 비상 착륙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공군 기지에 주둔 중이던 E-3 센트리 조기경보통제기가 이란의 공습으로 파괴된 것도 미국에 큰 충격을 안겼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중국이 자체 위성항법 시스템과 군사 통신망을 이란에 제공하고, 미군의 작전 정보를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GPS를 교란해도 별도의 항법 지원이 주어진다면 정밀 타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미국 내에서도 "이란이 예상보다 강한 저항을 보이는 데는 러시아의 배후 지원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2~3주 안에 이란을 매우 강력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공언하며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 안팎에서는 이 발언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수단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동맹국의 비협조다. 미국이 이 정도 규모의 전쟁을 치르는 상황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러시아를 규탄하거나, 대이란 추가 제재에 동참하거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 구성에 나서는 움직임이 전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이를 직접 언급할 정도로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동맹의 비협조에는 이유가 있다. 이번 전쟁이 트럼프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인 데다, 이란과 협상을 진행하다 갑작스럽게 공세로 돌아선 경위가 국제사회에서 명분을 얻기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실제 작전 기간이 트럼프가 애초에 밝힌 '6주 이내'를 크게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분석가들은 최대 7주 안에 미국이 출구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전쟁이 이런 방식으로 마무리된다면, 피해는 크더라도 이란이 전략적 승리를 거두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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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미·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표면적으로는 별개의 분쟁처럼 보이지만, 드론 수출 경쟁, 정보·기술 지원, 방산 시장 재편 등 여러 고리로 긴밀하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중동을 무대로 펼쳐지는 보이지 않는 복합전의 양상은 당분간 더욱 복잡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 드론, 이란 표적된 이유…전쟁 또 휘말렸나[시사쇼] 원본보기 아이콘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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