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간편식' 오랜 공식 파괴
직접 만들어 먹는 '즉석 스무디' 인기
헬시플레저·체험 소비 트렌드 타고 진화

편집자주요즘 사람들은 무엇을 살까요. 다이소에서 꼭 집어오는 생활용품부터 올리브영에서 품절을 부르는 화장품, 줄 서서 사는 빵까지. 익숙한 소비 장면 속에는 지금의 시장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지금 사는 방식〉은 일상 속 '잘 팔리는 것들'을 통해 오늘의 소비 트렌드를 읽어내는 연재입니다. 어떤 상품이 선택받고, 어떤 전략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지 - 소비 현장의 변화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CU 즉석 과일 리얼 스무디. BGF리테일

CU 즉석 과일 리얼 스무디. 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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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만들기는 번거로운데, 여기선 바로 갈아 마실 수 있어서 좋아요. 만드는 과정 자체도 꽤 재미있고요."


'빠르게 물건만 집어 나오는 공간'이었던 편의점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원하는 재료를 골라 직접 제품을 완성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재료 선택부터 작동하는 기계를 지켜보고 완성된 음료를 손에 쥐는 짧은 과정 자체가 하나의 재미있는 '경험'이 된 모습이다. 같은 재료와 맛, 하지만 내가 선택해 만든다는 재미와 만족. 이 작은 변화가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바로 갈아서 먹는다" 편의점들, '즉석 과일 스무디' 전국 매장에

최근 국내 주요 편의점들은 냉동 과일이 담긴 전용 컵을 기기에 올려놓으면 즉석에서 스무디가 완성되는 '즉석 스무디' 전용기기를 전국 매장에 속속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CU의 '리얼 스무디'는 3000원대 가격에 다양한 과일 조합을 제공하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급속 냉동 과일을 활용해 신선도를 유지하면서도 비교적 낮은 칼로리로 구성된 점이 소비자 호응을 이끌었다.

실제 판매 성과도 가파르다. 4일 CU에 따르면 리얼 스무디의 지난달 매출을 운영 초기인 지난해 6월과 비교했을 때 87.4%나 증가했다. 리얼 스무디를 운영 중인 80여개 매장 중 관광객이 몰리는 상권 등에서는 성수기 하루 동안 평균 150잔까지 판매된다. 특히 개점 첫 주말에는 성수동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200잔이 훌쩍 넘는 일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바나나 스무디(왼쪽), 망고 스무디(가운데), 베리 요거트 스무디(오른쪽).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바나나 스무디(왼쪽), 망고 스무디(가운데), 베리 요거트 스무디(오른쪽). 세븐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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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역시 즉석 스무디 기기를 도입하며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기간 테스트를 거친 뒤 전국 단위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즉석 스무디'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맛있지만 건강하게'…헬시 플레저 타고 '인기'

이 같은 흐름에 배경에는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이른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 건강 트렌드는 '줄이고 참는 것'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즐기되 부담을 낮추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즉석 스무디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특히 자기 관리에 관심이 높은 20~30대를 중심으로 '덜 부담스럽지만 만족감은 높은' 선택지가 중요해지면서 관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번 해보자”…경험이 소비를 만든다

즉석 스무디의 또 다른 경쟁력은 '과정'에 있다. 버튼을 누르고 음료가 완성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경험이 소비자에게 작은 재미를 제공한다.


방송인 추성훈이 일본 편의점에서 과일 스무디를 구매해 소개하는 모습. 추성훈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방송인 추성훈이 일본 편의점에서 과일 스무디를 구매해 소개하는 모습. 추성훈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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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2월 방송인 추성훈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일본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생과일 스무디를 소개한 이후, 국내에서도 유사한 경험을 찾는 소비가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번 해보고 싶은 소비'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사는 곳'에서 '경험하는 곳'으로‘…편의점의 진화

이 같은 변화는 소비 방식 전반의 전환과 맞닿아 있다. 과거에는 완성된 상품을 구매하는 '완제품 소비'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조합과 선택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기는 '설계형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편의점은 이러한 변화를 가장 빠르게 구현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즉시 결합할 수 있는 구조 덕분에 실험적이고 체험적인 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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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편의점이 단순 소매 채널을 넘어 '경험을 제공하는 생활 플랫폼'으로 재정의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제 경쟁력의 핵심은 상품 그 자체가 아니라,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험의 질로 이동하고 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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