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삼성전자·삼성생명, 밸류업 공시 부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최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공시가 매우 부실하다며 'F학점'을 부여했다.
거버넌스포럼은 3일 논평에서 "삼성전자 밸류업은 약 20줄, 삼성생명은 10줄에 불과했다. 아무리 '약식' 공시라고 하지만 삼성전자의 세계적 위상과 지난 2년간 밸류업 계획 발표를 기다린 주주들의 염원에 비하면 너무 부실했다"며 "삼성전자, 삼성생명 밸류업 계획에 대해 모두 가장 낮은 F학점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과거 밸류업 발표와 관련, LG전자 역시 포럼으로부터 F학점을 받은 바 있다. LG화학, SK(주)는 각각 D학점을 받았다. 반면 KB금융, 메리츠금융은 A+, 신한금융, SK스퀘어는 A0, 현대차는 A-였다.
먼저 포럼은 "상장기업 이사들이 경영진과 함께 충실하게 밸류업 계획 세우고, 경영진이 제대로 실천하는지 감독과 격려하는 것이 밸류업"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밸류업에는 이러한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포럼은 "주주 입장에서, 삼성전자 주주총회와 밸류업 공시 핵심은 현재 연 100조원에 육박하는 잉여현금흐름(FCF) 사용 계획 및 자본배치 대원칙을 밝히는 것이었다"면서 "경영진의 메시지와 공시에 그런 내용은 없었다. 대신 2024~2026년 약속한 3년간 총 FCF의 50% 중에서 2024~25년 기 주주환원 및 26년 정규배당(9.8조원) 이후에도 잔여재원 발생 시 추가로 환원하겠다는 과거 발언만 재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포럼은 3월 주총에서 삼성전자 이사회가 기존 9명에서 8명으로 축소된 것과 관련 "과연 8명 이사들이 전체 주주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하는 이사의 충실의무 취지에 맞춰서 자본비용을 인식하고 자본배치를 논의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이어 "아직도 한국 대기업들은 이사회를 100% 통제하고자 한다. 오히려 이번 주총을 계기로 지배주주들의 그런 욕구는 더욱 강해진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포럼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많은 상장사가 3월 주총에서 이사 수와 임기를 조정하는 등 상법 개정에 따라 오는 9월 시행 예정인 집중투표제를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포럼은 "돈 버는 것과 거버넌스는 별개다. 장기 성장성과 좋은 거버넌스가 결합돼야 존경받고 시장에서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받는다"며 "삼성전자가 이번 기회에 진정성을 바탕으로 주주들의 신뢰를 받는 회사로 거듭나지 못하면, 다음 메모리 경기 하락 사이클에서 다시 주가가 PBR 1배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논평에서 포럼은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준비 중인 독립이사 1년 임기 법안에 환영의 뜻도 표했다. 포럼은 "미국의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JP모건 등 모든 블루칩은 이사들이 매년 주총에서 주주들의 심판을 받는다. 전체 이사를 매년 재신임하지만 연임제한은 없다"면서 "일본의 대표기업인 소니, 히타치, 도요타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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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로스쿨 연구에 따르면 이미 2015년 미국 500대 기업(S&P500)의 91%가 이사 임기를 1년으로 정하고 매년 주총에서 재신임받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포럼은 "최대 장점은 정기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Accountability)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 주총부터 도입된 의안별 찬성률 등 표결 정보 공개 의무화와 결합 시, 독립이사 임기 1년 법안은 기업 투명성 강화와 이사회 질적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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