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맥]글로벌 불확실성의 시대…AI의 역할
이란전쟁 등 여파 요동치는 시장
경제 전반에 'GPT' 역할 수행을
투자 활성화·자본 효율화 급선무
노동생산성 등 경영 최우선 전략
이번 이란전쟁은 글로벌 불확실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연초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와 다보스포럼에서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기미가 보였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오히려 위기의 시작이었던 것으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우리 경제도 코스피가 6000까지 올라가면서 경기회복과 성장의 기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매일 5000대 안에서 급히 요동치며 시장에 불안감을 주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추경으로 성장잠재력을 축적해야 할 입장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서 인공지능(AI)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AI가 모멘텀을 제공하려면 지금의 위기 국면에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전기나 인터넷 같은 시대를 바꾸는 일반기술(GPT)로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투자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성황에서는 안전자산, 즉 전통적인 부동산이나 자원에 투자하는 경향에서 AI는 새로운 대체재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미 AI 반도체나 데이터센터, 그리고 AI 대전환(AX)은 매력적인 투자처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예컨대 엔비디아는 전 세계 3~4조 AI 인프라 투자에 블랙웰 등의 칩셋을 공급하며 장밋빛 전망을 그리고 있다. 근래 이란 전쟁의 여파로 주가가 190달러에서 165달러로 급락해 낙관론이 후퇴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체임은 틀림없다. 우리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AI칩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호조에 힘입어 1분기 40조원 영업이익이 예상(지난 7일 57조2000억원 공시)되면서 주가가 30만원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낙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의 30조원 가까운 추경도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 자본 효율화에 기여해야 한다. 우리 자본시장은 아직 구조적인 문제가 많이 있다고 지적되고 있는데, AI가 이를 해소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투명한 시장 질서와 접근성 그리고 주주가치가 주요 과제로 지적된다. 투명성을 위해 사전감시나 사후제재 시스템 정립이 중요한데, AI를 활용한 지능형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영문으로 공시하고 외국인도 접근 가능해지도록 해야 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AI는 손쉽게 이를 해결할 수 있다. 외환시장 참여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의 경우 제한적인 정보나 편의성으로 어려움이 큰데, 이 역시도 AI를 활용하는 서비스가 보다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 주주가치 부분은 상법 같은 제도 개선과 함께 AI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셋째로 AI를 활용한 노동생산성은 중요한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솔로 역설(IT·AI 투자와 생산성 증가가 일치하지 않는 현상)'이 지적되지만 이미 AI를 노동 현장에 도입할 경우 생산성이 개선된다는 실증연구가 쌓이고 있다. 특히 금융이나 물류, 유통 같은 서비스산업은 필수적으로 AI를 고려하고 있고 제조 분야에서는 제조 AI를 향한 노력이 수평·수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기업들도 움직인다. 최근 HD현대는 전사적으로 AI를 도입하는 전략을 발표했고 지멘스나 중국기업들도 에이전틱 AI 도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농업 AI도 칼라일 같은 글로벌 기업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넷째는 혁신이다. 'ISO 56000' 같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르면, 혁신은 생산과정이나 결과물인 신제품, 서비스에 나타나게 되는데 가장 강력한 수단이 AI임은 이미 많은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생산과정은 전통적으로 품질경영이나 시그마 같은 기법이 활용됐다. 지금은 노키아나 오키전자, 삼성 등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연일 소개되고 있다. 신제품의 경우 AI를 활용한 디자인과 마케팅은 보편화됐다. 공공 혁신의 경우에도 경북 의성 같은 지방에서조차 이를 배우고 활용하는 노력이 경주될 정도다.
이처럼 AI는 비록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기업경영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 되고 있다.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반드시 고려돼야 할 GPT임이 틀림없으므로, 모든 경제주체가 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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