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해의 시간 깨우다…영덕, 근현대 유산지구 첫 도전
읍성·장터 25.7㏊ 보존·활용 착수
규제 넘어 주민 참여형 문화유산 모델 실험
경북 영덕군이 전국 최초 '근현대 문화유산 지구' 지정이라는 새로운 문화정책 실험에 나섰다. 보존 중심의 틀을 넘어 주민과 지역사회가 함께 누리는 '활용형 문화유산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영덕군은 지난 2일 '영해 읍성·영해장터 거리 일원 근현대 문화유산 지구 지정 및 종합 보존·활용계획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국가등록문화 유산인 '영덕 영해장터 거리 근대역사문화공간'을 중심으로 영해 읍성과 장터거리 일대에 남아 있는 역사적 흔적과 생활문화 자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는 동시에, 실질적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고회에는 관계 공무원과 문화유산 전문가들이 참석해 사업 방향과 실행 전략을 공유했다.
대상지는 약 25.7ha 규모다. 이 일대는 전통 읍성과 근대 상업·주거 공간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독특한 도시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영해 동학혁명과 신돌석 의병 활동, 1919년 3·18 만세운동 등 근현대사의 주요 장면이 펼쳐진 역사적 거점이다. 특히 근현대 도시 조직과 생활문화가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어 학술적·문화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용역의 핵심은 단순 보존을 넘어 '기록-활용-지원'이 결합한 종합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근현대 문화유산 지구 지정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설계해 문화유산을 지역 자산으로 재해석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근현대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취지를 현장에 구현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기존의 규제 중심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이 주체가 되는 활용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문화유산을 생활 속 공간으로 되돌리겠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
영덕군은 약 360일간 용역을 진행하며 단계별 로드맵에 따라 지구 지정 절차를 추진하고, 보존과 활용이 조화를 이루는 실행계획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영해 읍성과 장터거리 일원을 역사·문화·관광이 결합한 지역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영해 읍성과 장터거리는 지역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핵심 문화 자산"이라며 "전국 최초로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보존과 활용이 균형을 이루는 선도 모델을 구축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이란에 '토마호크' 얼마나 퍼부었길래…일본에 '당...
이번 시도는 문화유산을 '지켜야 할 대상'에서 '활용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하는 흐름을 상징한다. 영해의 오래된 골목과 장터가 과거의 기억을 넘어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