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에 조용히 웃는 중국…'석유 리스크'에 에너지 시장 판 바뀐다-우드매켄지
원유 수입에 의존해 온 국가들이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해 앞으로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도로교통에서의 전기차 확대, 태양광 풍력 등 청정에너지 증대, 석탄 발전을 통한 전기 생산 증량 등 조치로 석유제품 사용을 줄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발표된 새로운 시나리오에서, 우드매켄지의 에너지 전환 전문가인 프라카시 샤르마, 좀 마단, 린지 엔트위슬은 이란 전쟁이 원유 수입국들로 하여금 에너지 독립을 강하게 추진하게 만드는 촉매제가 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검토했다.
수입 석유와 가스에 크게 의존하는 에너지 시스템을 가진 경제의 취약성이다.
원유 수입에 의존해 온 국가들이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해 앞으로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도로교통에서의 전기차(EV) 확대, 태양광 풍력 등 청정에너지 증대, 석탄 발전을 통한 전기 생산 증량 등 조치로 석유제품 사용을 줄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경우 태양광, 풍력 생산능력을 잘 갖추고 있고 석탄 매장량과 생산이 많은 중국이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에너지·천연자원 리서치업체인 우드매켄지는 2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이 에너지 시장을 어떻게 바꿀까(How the Iran war could change energy markets)'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드매켄지에 따르면, 2040년 이후에 EV가 시장 지배적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도로교통 부문의 전력 수요는 57% 급증하고, 운송 부문의 석유 수요는 현재 대비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석유 수요는 2040년 하루 9500만배럴로 줄어들어 최신 기준 시나리오보다 8% 낮아진다. 2050년에는 하루 7500만배럴로 감소해 20% 낮아진다. 글로벌 가스 수요는 2050년까지 10% 줄어든다.
다음은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걸프 지역에서 선적되는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에 의존하는 경제가 안고 있는 본질적 위험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번 전쟁으로 촉발된 공급 차질과 가격 급등이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 '마지막 일격'이 될 수 있을까.
최근 발표된 새로운 시나리오에서, 우드매켄지의 에너지 전환 전문가인 프라카시 샤르마, 좀 마단, 린지 엔트위슬은 이란 전쟁이 원유 수입국들로 하여금 에너지 독립을 강하게 추진하게 만드는 촉매제가 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검토했다.
전쟁은 어떤 문제를 드러냈나
수입 석유와 가스에 크게 의존하는 에너지 시스템을 가진 경제의 취약성이다. 이번 이란 전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초래한 경제적 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터졌다. 두 전쟁 모두 석유와 가스 공급을 정치화했고, 공급 불안과 가격 급등, 극단적인 가격 변동성을 초래했다.
5주 전 시작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전 세계 석유와 LNG 물동량의 15~20%가 멈춰 섰고,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으며 LNG 현물 가격은 두 배로 뛰었다. 이런 도매가격은 곧바로 경제 전반에 전가된다. 소비자들은 주유소에서, 가스·전기 요금 고지서에서, 그리고 각종 식품과 상품, 서비스 가격을 통해 그 영향을 체감하게 된다. 특히 수입 의존국들이 불균형적으로 큰 타격을 받는다.
각국 정부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
지금까지는 특히 노출이 큰 일부 아시아 수입 의존국들이 긴급 수요 억제 조치를 시행했다. 재택근무 의무화와 연료 배급제가 도입됐고, 산업용 수요자들은 공급 제한 명령을 받고 있으며 필수 부문이 우선순위를 부여받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2~3개월 안에 공급 부족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 심지어 미국까지 번져갈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는 석유 및 정제품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전략비축유 의존도를 점점 더 높이게 될 것이다. 전력 부문에서는 대부분의 나라가 정전을 막을 대안은 갖고 있다. 석탄화력 발전을 더 돌리고 원전을 더 강하게 가동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당장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작은 조정일 뿐이며, 일시적 처방에 그칠 수밖에 없다.
지속 가능한 해법은 있나
만약 각국이 이번 위기를 에너지 독립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는 계기로 삼을 준비가 돼 있다면 가장 분명한 해법은 공격적인 전기화다. 그러나 에너지 독립을 달성하려면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처럼 수입 석유와 가스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전기로 구동되는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할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다만 정부가 이런 전략에 동의하더라도 현장의 변화가 하루아침에 일어나지는 않는다. 우드매켄지의 통합 모델링 분석에 따르면 변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점은 2030년 이후다. 그때부터 전기화가 가속하고, 석탄 발전 퇴출은 미뤄지며, 재생에너지가 확대된다. 2040년 이후에는 원전과 이를 뒷받침하는 공급망이 빠르게 확장된다. EV가 시장 지배적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도로교통 부문의 전력 수요는 57% 급증하고, 운송 부문의 석유 수요는 현재 기준 시나리오 대비 30% 감소한다.
한편 이런 시나리오는 한편으로는 지속 가능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다. 에너지 관련 탄소 순배출량이 오히려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탄소 배출량은 걸프 지역 공급 차질로 한때 4% 감소하겠지만 석탄 수요의 회복력으로 인해 2020년대 후반부터 2040년까지 누적 기준 시나리오를 웃돌게 된다.
글로벌 석유·가스 수요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
석유와 가스 모두에 상당한 영향이 있다. 이 시나리오의 핵심 전제는 수입 의존국들이 2050년까지 석유와 가스 수입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 일부 부문에서 탄화수소의 지배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기간 안에 완전한 제거는 비현실적이라는 점도 인정한다.
이 시나리오에서 글로벌 석유 수요는 2040년 하루 9500만배럴로 줄어들어 최신 기준 시나리오보다 8% 낮아진다. 2050년에는 하루 7500만배럴로 감소해 20% 낮아진다. 글로벌 가스 수요는 2050년까지 10% 줄어든다. LNG 거래는 여전히 전체 에너지 믹스에서 상당한 비중을 유지할 수 있지만, 각국은 공급원을 다변화하고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려 할 것이다.
무엇이 더 빠른 전환을 가로막나
에너지 독립은 결코 싸지 않다. 전기 기반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불가피하게도, 이는 수십 년에 걸쳐 구축된 최적화된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비해 더 높은 비용을 수반할 것이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이 치솟는 가격 압박을 체감하고 있는 만큼, 이번 위기는 일부 원유 수입 의존 경제권에 '쇠가 달궈졌을 때 두드릴'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나라가 이런 길을 갈 수 있는 재정 여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많은 정부의 재정은 이미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후폭풍을 감당하느라 크게 소진된 상태다.
석유·가스 업계는 자신들의 '존재감을 유지하는 것'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에너지 독립을 추진하는 정부는, 향후 석유와 가스 가격이 다시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내려갈 경우 상황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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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승자가 될까
중국이 단연코 승자로 보인다. 풍부한 석탄 자원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당한 국내 석유·가스 자원도 갖고 있고, 이미 구축해 놓은 강력한 청정기술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수입국들로 하여금 단순히 하나의 의존을 다른 의존으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자국 내 청정기술 가치사슬과 제조 역량에 투자하도록 자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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