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전북·경북 등 광역의원 9개 선거구 위태
민주당 등 진보 5당, 오는 10일 정치개혁 법안 처리 추진

6·3 지방선거에서 부산과 전북, 경북 등 기초단체에서 광역의원(시·도의원) 지역구가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을 위기에 처해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해법을 찾고 있지만, 지역소멸이라는 위기 앞에서 현행 선거제도가 갈수록 설 곳을 잃고 있어 근본적 대책 마련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현행 선거체제 아래에서 6·3 선거를 치를 경우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을 위험에 놓인 광역의원 선거구가 9개에 이른다. 이들 선거구는 전북 무주와 장수, 경북 영양과 울릉, 경남 의령과 같은 지역 외에도 부산 중구, 대구 군위군, 인천 옹진군, 경기 연천군 등도 포함된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30일 연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인근에 설치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2025.5.30. 강진형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30일 연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인근에 설치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2025.5.30.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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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광역의원 선거 기준은 광역인구를 광역의원 정수로 나눈 평균값을 기준으로 ±50% 상·하한선 범위에서 결정할 수 있다. 가령 인구 200만명에 20명의 광역의원을 가정한다면 평균 10만명을 기준으로 5만~10만명의 기초단체는 최소한 한 명 이상의 광역의원을 뽑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인구 5만명 미만의 기초단체의 경우 광역의원은 최소 1명, 5만명 이상은 최소 2명의 광역의원을 둘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문제는 인구 소멸로 인해 기준에 맞지 않는 선거구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는 시·도의원 지역구의 인구 편차 허용기준에 대한 판결을 내렸다. 헌재는 전북 장수군 도의원 선거구가 전북 지역 인구 하한선을 밑돈다며, '인구비례의 원칙에 의한 투표가치의 평등'이라는 헌법 가치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실제 9개 선거구의 경우 정도 차는 있지만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해당 광역단체 의원정수 평균 인구와 비교해 미달하는 상황이다. 가령 부산 중구의 경우 시의원 하한선은 3만8683명인데 반해 인구는 3만6783명이다. 경북 울릉군의 경우에는 상황이 심각하다. 경북 도의원 의원정수 평균 인구는 6만9823명인데 울릉군 인구는 8766명이다.


현재 정개특위에서는 위헌 문제를 대처하기 위해 방법을 찾고 있다. 우선 공직선거법은 의원정수와 관련해 20%의 조정범위를 활용하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의원을 늘려 평균 인구를 낮추는 방법이다. 선관위 등의 설명에 따르면 의원정수를 늘리는 이른바 조정 등의 방식을 통할 경우 부산 중구와 전북 무주군 등의 경우에는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의원정수를 늘릴 수 있는 여지가 부산, 전북 등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머지 7곳의 경우에는 지역 등을 합해야 한다. 조정범위를 30%까지 늘려 의원 정수를 더 확보하는 방안도 발의돼, 정개특위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외에도 입법을 통해 기초단체의 대표성을 높이는 방안, 인접 지역과 병합해 선거를 치르는 방안도 각각 검토되고 있다. 울릉도나 옹진군 등 도서(섬)의 특수성을 입법으로 반영하자는 방안도 제시된다.


문제는 이 같은 방법이 일시적이라는 점이다. 의원 숫자를 늘리거나 지역을 합하는 방법만으로는 아무리 대응해도, 지방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소멸이라는 조건에서 임시변통식 해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초단체의 대표성을 높이는 입법적 접근 역시 헌재의 판단과 달라, 위헌 논란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이유로 결국 중대선거구제 등을 도입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보고서를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인구 변화가 지속되는 조건에서도 기준 이탈이 반복되지 않도록 획정 원칙 및 조정 절차의 체계를 점검·보완하는 방향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단독]지역소멸에 흔들리는 지방정치…광역의원 선거구 9곳 헌법불합치 가능성[위기의 풀뿌리 민주주의①] 원본보기 아이콘

문제는 시간이다. 정개특위가 너무 늦게 시작되면서 제도 개혁 등을 준비할 시간이 없다. 선관위는 오는 17일까지는 선거 관련법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본다. 22일 시행 공포, 24일 기초의회 선거구획정안 시·도의회 제출, 다음 달 1일 시·도의회 선거구 획정 조례 개정 시행 등의 일정이 '마지노선'이라는 것이다.


선관위 역시 이와 같은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개특위에서 선관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검토는 가능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 도입하는 부분은 쉽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실 여건을 고려해 정개특위 내에서는 시범 실시 등을 검토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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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원내 5당이 6·3 지방선거에서 지방의회 중대선거구제를 확대하고 비례대표 비율을 확대하는 등의 정치개혁에 합의한 점이 변수다. 이들 정당은 광역의원 선거에 중대선거구제를 시범 도입하는 한편, 광역의원 비례대표 비율도 현재 10%보다 높이는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선거구제 개편 가능성아 높아졌지만 여전히 불확실하다. 선거 관련 '게임의 룰'인 만큼 정개특위는 여야 합의처리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 국민의힘의 동의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민주당 등은 오는 10일까지 관련 입법을 마무리 짓겠다는 뜻도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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