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수용 넘어선 '상호주의' 협상 필요
"美 제조업 부활 '협력 파트너' 포지셔닝해야"
CPTPP 가입 등 다자간 연대도 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글로벌 관세를 15%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재차 불거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와 기업이 과거 방어적 태도에서 벗어나 '협력 파트너' 관점으로 대응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을 방문해 관세 문제 등 통상 현안을 협의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8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방문해 관세 문제 등 통상 현안을 협의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8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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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단순히 관세 부과를 막는 것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미국에 구체적 실익을 요구하는 '상호주의 협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대미투자특별법 제정, 망 사용료 규제 완화 등으로 성의를 보인 만큼 미국 측에도 관세 환급, 핵잠수함 건조 협력, 비자 문제 해결 등 구체적인 실익을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예년 수준인 15% 관세 방어를 최종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지지율 하락과 중간선거 등 트럼프의 정치적 상황이 달라진 만큼, 그 이상의 유리한 조건을 목표로 협상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관심사가 '미국 내 투자 유치'와 '제조업 부활'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신규 원전 건설 등을 추진할 때 한국의 반도체, 철강, 전력 장비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적극 홍보해 경제적 이익 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한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중국과 절연된 안정적인 공급망을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만큼 반도체, 배터리, 원자력 시공 및 전력 인프라 역량을 동시에 갖춘 나라는 없다"면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점을 강조해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과 협력 프로젝트가 활발해지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급망 다변화와 관련해서는 현실적인 '투트랙 전략'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검토 등 미국의 원산지 기준 강화에 대비해 중간재의 탈중국화를 면밀히 점검하되, 기술적·경제적으로 불가피한 분야는 미국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과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수출 시장 다변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 필요성도 언급됐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은 이윤 추구와 비용 절감을 우선하기 때문에 자발적인 다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수출처 다변화를 이끌어야만 장기적으로 관세 리스크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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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측면에서는 일본과의 협력 확대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통한 '완충지대' 형성도 필요하다고 봤다. 김 교수는 "지금처럼 홀로 미국과 맞설 것이 아니라 CPTPP 가입 등을 통해 일본과의 협력 여지를 만들고, EU 등과 연대해 국제적 목소리를 높여야 미국이나 중국을 상대할 때 완충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조언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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