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고유가·민생·공급망 총력 대응
소득 하위 70%에 1인당 10만~60만원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석유 최고가격제·에너지바우처·K-패스 확대 등 10조원 이상 투입
수출금융 7조1000억·재생에너지 1조1000억…공급망·산업 피해 최소화
"담합·매점매석 무관용 대응"
국회에 신속 처리 당부…"위기 극복의 성패는 속도에 달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민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했다며 초당적 협력을 통한 국회에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추경을 국채 발행 없이 초과세수와 기금 재원으로 마련한 '빚 없는 추경'이라고 강조하며 고유가 대응과 민생 안정, 공급망 방어에 재정을 집중 투입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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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위기일수록 사회적 약자를 더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과 경제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 아래 총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마련했다"며 "이번 추경안은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빚 없는 추경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재원은 증시·반도체 경기 호황 등에 따른 초과세수 25조2000억원과 기금 자체 재원 1조원을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지 34일째라며 이번 사태를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석유 공급 차질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했고, 나프타·요소 등 원재료 부족이 플라스틱 제품과 비료 생산 등 광범위한 민생 현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민생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엄중한 인식을 갖고 당면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조직을 '비상경제 대응체계'로 전면 전환하고 대외 리스크를 치밀하게 분석하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경안의 핵심은 고유가 부담을 덜기 위한 재정 투입이다. 정부는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에 10조원 이상을 편성하고, 석유 최고가격제 운영과 환율·유류비 변동 대응을 위한 목적예비비 5조원을 반영했다. 또 소득 하위 70% 약 3600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60만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저소득층 에너지바우처 수급자 가운데 등유·액화석유가스(LPG) 사용 20만가구에는 5만원을 추가 지원하고, 농어민에 대해서는 유가 연동 보조금과 비료·사료 구매비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K-패스 환급률 인상도 추진한다.

민생안정 대책으로는 2조8000억원이 배정됐다. 최소한의 먹거리와 생필품을 무상 제공하는 '그냥드림센터'를 기존 150개소에서 300개소로 확대하고, 소상공인에게 3000억원 이상의 정책자금을 추가 공급한다. 폐업 소상공인 재기를 위한 희망리턴패키지 지원도 8000건 늘린다. 체불임금 청산 지원과 고용유지지원금도 확대해 노동자 생계 안정을 뒷받침하고, 농어촌 기본소득 대상 지역도 확대한다.


청년 지원 대책도 포함됐다. 정부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 국비 4000억원을 투입하고 과학 중심 창업도시 구축에 나선다. '쉬었음 청년'을 겨냥해 대기업 연계 직업훈련 프로그램인 'K-뉴딜 아카데미'를 신설하고, 국민취업지원제도 문턱을 낮춰 취업 경험이 없는 청년도 폭넓게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농축수산물과 공연·휴가·숙박·영화 등 문화 분야 할인 지원 확대 방침도 함께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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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과 공급망 대응에는 2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수출바우처 지원 대상을 1만4000개사로 확대하고, 수출 정책금융 7조1000억원과 관광업계 저금리 자금 2800억원을 추가 공급해 기업 자금 경색을 막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융자·보조를 1조1000억원까지 늘리고, 주민 참여형 태양광 사업인 햇빛소득마을을 150개소에서 700개소로 확대하기로 했다. 석유와 핵심 전략자원 안정 공급 기반 확보에도 7000억원을 배정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정부의 대응 여력 확충을 위해 지방교부세와 교부금 등 지방 투자재원 9조5000억원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공동체의 위기를 틈타 담합, 매점매석 등 부당이익을 취하는 행위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며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조성된 위기는 잠깐 내리고 그치는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거대한 폭풍우와 같다"며 "이번 추경안은 위기의 파도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켜줄 방파제이자, 위기 이후 대한민국이 도약할 발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위기를 경제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 우리 경제를 다시는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며 "위기 극복의 성패는 속도에 달려 있다. 예산안이 신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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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이 대통령은 '위기'를 28번 언급했고, 9번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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