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없었던 '트럼프 연설' 日도 출렁…닛케이 증시 급락
닛케이225, 1000포인트 하락한 채 오전 거래 종료
NHK "공화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불만"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로 종전 기대감이 꺾이면서 일본 증시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유가 급등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일본 언론은 이번 연설을 자국 여론을 의식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2일 오전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종전 기대감에 힘입어 전일 대비 500포인트 넘게 오른 5만4200선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오전 10시경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되자 시장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중동 대치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본 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지수는 전일 대비 400포인트 이상 빠진 5만3300까지 밀려났다.
이후에도 낙폭을 계속 키워 닛케이지수는 전일 대비 1007.74포인트(1.88%) 하락한 5만2731로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카자키 코헤이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태가 수습될 것이라는 신호를 기대했던 시장 입장에서는 낙관론이 무너진 셈"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전했다.
엔달러 환율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오전 연설 전까지 엔화 환율은 1달러당 158.72~75엔선에서 움직였다. 10시 이후부터는 엔화 매도와 달러 매수세가 나타나면서 엔화 환율은 159엔대로 상승했다.
원유 가격에 대한 불안감도 계속 커지고 있다.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은 오는 6~7월 발권분부터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기존보다 1.5~2배 인상한다. 일본 정부도 휘발유 소매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일주일간 휘발유 보조금을 역대 최고치인 리터당 49.8엔으로 인상한다. 일본 석유정보센터는 보조금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219.8엔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설과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트럼프 연설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연설 내용 하나하나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자제하겠다"며 발언을 삼갔다. 그는 "일본으로서는 (미국과 이란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란과의 협의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며, 사태의 조속한 진정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끈기 있게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정부와 달리, 일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설을 비판적으로 해석했다. NHK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전례 없는 큰 승리', '이란은 붕괴했다' 등의 표현은 자국 여론을 강하게 의식한 것"이라며 "현재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한 지지가 미국에선 확산하지 않고 있다. 같은 공화당 지지자들도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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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일본이 미온적인 태도를 견지하기보다는 관계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테라시마 지츠로 일본종합연구소 회장은 이날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과 이란은 오래도록 우호국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일본은 침묵하며 판단을 유보하겠다고만 한다. 트럼프에게 지나치게 동조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테라시마 회장은 "일본은 중동을 포함해 세계의 비핵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국제연합(UN)을 통한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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