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귀환 넘어 장기 체류 검증…한국도 심우주 공급망 첫 진입

53년 만에 인류를 다시 달 인근으로 보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Ⅱ 발사는 인류의 달 복귀를 넘어, 장기 체류형 심우주 탐사 체계를 처음으로 유인 검증하는 역사적 분기점이다.


달에 다시 가는 기술을 넘어,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시스템의 가치를 사람과 함께 처음 입증한다는 점에서 이번 임무의 의미는 남다르다.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Ⅱ' 발사. 연합뉴스 제공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Ⅱ' 발사.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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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처음으로 인간이 지구 저궤도를 벗어나 심우주로 향하는 이번 발사는 향후 달 기지와 화성 전초기지 구축의 기술적·산업적 표준을 좌우할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한국시간 2일 오전 발사된 아르테미스Ⅱ는 4명의 우주인을 태운 오리온 우주선을 우주발사시스템(SLS)으로 쏘아 올려 약 10일간 달 인근을 비행한 뒤 귀환한다. 이번 임무의 가장 큰 특이점은 달 궤도에 진입하지 않고 '자유귀환 궤도'를 택했다는 점이다. 달의 중력을 이용해 별도 엔진 점화 없이 자연스럽게 지구로 돌아오는 경로로, 추진계 이상이 생겨도 생환 가능성을 최대화한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팀장은 한국과학기술미디어센터(SMCK)에 "이번 임무의 목적은 탐사가 아니라 사람을 태운 상태에서 시스템이 안전하게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것"이라며 "단순한 경로 선택은 오히려 장기적 탐사 인프라 구축을 위한 가장 정교한 공학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아르테미스 2호 미션에 탑재된 K-RadCube위성. 나라스페이스 제공

아르테미스 2호 미션에 탑재된 K-RadCube위성. 나라스페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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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의 혁신'…아폴로와 다른 아르테미스의 가치


아폴로가 '최초 착륙'의 상징이었다면, 아르테미스는 반복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달 착륙 자체보다 심우주 생명유지장치, 항법, 통신, 고속 재진입 안전성을 실제 유인 환경에서 통합 검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강성주 천체물리학자(과학커뮤니케이터 '항성')는 "아르테미스는 아폴로 이후 처음으로 인간이 달 근처까지 가는 임무이지만, 진짜 의미는 장기 체류를 위한 시스템 검증에 있다"며 "달을 거쳐 화성으로 가는 긴 여정의 출발선"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이번 발사를 '지속 가능한 심우주 체류의 시작'으로 평가했다. 리처드 드 그라이스 매쿼리대 교수는 호주 SMC를 통해 "아르테미스Ⅱ는 단순한 하드웨어 시험을 넘어, 50여년 만에 인간 심우주 역량을 다시 검증하는 결정적 전환점"이라며 "누가 먼저 가느냐보다 누가 다른 국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느냐가 이번 10년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K-RadCube 운영개념. 우주청 제공

K-RadCube 운영개념. 우주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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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탑승…K-RadCube가 여는 '유인 탐사 공급망'


이번 발사에는 국내 초소형 위성 K라드큐브(K-RadCube)도 함께 실렸다. 반앨런대를 반복 통과하며 심우주 방사선 데이터를 확보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의 내방사선 특성을 검증하는 임무를 맡는다.


특히 물을 가열해 수증기를 분사하는 수증기 추진 시스템, NASA 유인 기준을 통과한 초고신뢰 배터리 안전 설계는 한국 우주산업의 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K라드큐브는 단순한 큐브위성을 넘어 한국이 유인 탐사 시대의 기술 표준과 안전 기준 수립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상징적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결국 아르테미스Ⅱ의 진짜 가치는 달에 다시 가는 데 있지 않다. 인류가 달에 '함께 오래 머무는 체계'를 처음으로 유인 상태에서 검증한다는 점,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국이 방사선·반도체·위성 안전기술로 공급망에 진입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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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사는 달 착륙의 예행연습을 넘어, 향후 달 기지와 심우주 산업 질서의 기준점을 세우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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