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중동 전쟁 장기화시 내년 유가 174달러…韓 경제 큰 타격"
KIEP 유가 충격 파급효과 관련 보고서 발표
종기 종전 시 배럴당 90달러 전망 내놔
"피해 복구 늦어져…한국 물가 상승 야기"
미국과 이란 전쟁이 일찍 끝난다고 하더라도 국제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쟁이 장기화해 에너지 시설 타격이 커지면 유가는 배럴당 최대 174달러까지도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일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의 주요국 파급효과' 보고서에서 전 세계 33국을 포괄하는 GVAR(글로벌 벡터자기회귀) 모형으로 3개 시나리오를 분석해 이 같이 전망했다.
KIEP는 분쟁 심화 정도에 따라 ①조기 종전·휴전 ②호르무즈 봉쇄하 분쟁 장기화 ③에너지 시설 타격·확전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보고서는 3개 시나리오 모두에서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배럴당 63달러)으로 돌아오지 않으며, 시나리오별 유가는 2027년 4/4분기 배럴당 90달러(조기 종전), 117달러(봉쇄 장기화), 174달러(에너지 시설 타격)로 전망됐다.
먼저 조기 종전 시나리오를 보면, 전쟁 발발로 세계 원유 생산량이 초기 약 4% 감소하나, 종전·휴전 이후 이란의 해협 통제권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항행이 보장되어 원유 수출이 재개된다. 다만 전쟁 중 피격된 에너지 시설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약 2%의 생산 차질이 잔존한다. 유가 전망은 전쟁 이전 배럴당 63달러에서 2026년 2/4분기 85달러, 종전 이후 84∼90달러 범위에서 안정된다. 2027년 4/4분기 기준으로 보면 배럴당 약 90달러로, 전쟁 이전 대비 약 43%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에너지 시설 피해에 따른 잔존 공급 제약이 지속적인 가격 프리미엄의 주된 요인"이라며 "석유제품 가격은 전쟁 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호르무즈 봉쇄하 분쟁 장기화 시나리오를 보면, 자유로운 항행 제한이 지속되는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며 이 수준이 장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경우 세계 원유 생산량이 약 10% 감소하고 2026년 3/4분기 배럴당 102달러에 도달한 후 100∼117달러 범위에서 안정된다. 2027년 4/4분기 기준 배럴당 약 117달러로, 전쟁 이전 대비 약 86%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 시설 타격·확전 시나리오로 보면, 에너지 생산시설이 직접 피격되는 최악의 경우 유가는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수준까지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르무즈 완전 봉쇄와 대규모 시설 파괴가 결합돼 세계 원유 생산량이 약 20% 감소한다. 유가는 2026년 2/4분기 배럴당 129달러에서 2026년 3/4분기 168달러로 정점에 오르고 이후166∼181달러 범위에서 횡보를 보인다. 2027년 4/4분기 기준 배럴당 약 174달러로, 전쟁 이전 대비 약 176% 높은 수준이며 전쟁 전 가격의 약 2.8배에 달한다.
보고서는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조기 종전에서도 유가가 전쟁 이전 배럴당 63달러로 회귀하지 않고 90달러 수준을 유지하므로, 수입 에너지 비용의 구조적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봉쇄 장기화에서 유가 100∼117달러가 지속되면 한국의 에너지 수입 비용이 크게 증가해 교역조건 악화를 통해 경상수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전쟁에 큰 타격을 받는 만큼, 선제적 공급 다변화와 비상 수급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올해 1~2월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전체의 70%대였다. 보고서는 "한국의 나프타 수입 중 중동 비중은 34.4%에 달하고, 카타르 시설 피격 시 복구에만 3∼5년이 소요될 수 있어 중장기적 에너지 안보 강화가 필요하다"며 "현재 상황은 봉쇄 장기화 수준에 근접해 있는 만큼 정책 대응의 시급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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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물가로 전가되는 경로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도 했다. 보고서는 "과거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유가 공급(에 문제가 생겼다는) 뉴스 충격 직후 0.12%포인트 상승한 바 있다"며 "에너지 수입 가격 상승이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로 전가되는 경로를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이외에도 이번 위기를 계기로 중동 의존도 축소를 위한 중장기 에너지 다변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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