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악용 '3000억원대 환치기' 베트남 조직 덜미
가상자산으로 3000억원대의 자금을 환치기한 베트남 조직이 세관당국에 적발됐다.
관세청 광주본부세관은 외국환거래법을 위반(무등록 외국환 업무)한 혐의로 귀화 베트남인 1명과 베트남 국적의 2명을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적발된 3명 중 A씨(30·여)는 불구속 송치됐고, B씨(30대)와 C씨(40대·여)에게는 지명수배가 내려졌다.
광주세관에 따르면 A씨 등은 2021년 4월~2024년 2월 총 3010억원 상당을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서 불법으로 송금 또는 영수를 대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한국 국적을 취득한 베트남 출신의 가정주부들을 상대로 계좌당 매월 5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금융계좌와 국내외 가상자산 계정을 대여한 후 베트남 현지와 국내 간 대규모 자금을 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비트코인, 리플 등을 매수해 국내 거래소로 전송·매각하는 방식으로 환치기 수수료는 물론 국내외 가상자산 시세 차익 15%(일명 김치 프리미엄)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하는 과정에서는 베트남 거래처의 요청에 따라 수출대금을 환치기 방식으로 받은 국내 수출업체도 다수 확인됐다.
이들 업체는 환치기 자금이 각종 금융사기, 보이스피싱 등 범죄와 연루돼 경영상 차질을 빚은 것으로 전해진다. 가령 일부 업체의 금융계좌는 짧게는 14일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동결됐으며, 동결을 해제하는 조건으로 금융사기 피해 신고인으로부터 금전을 요구받기도 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 금액 환급에 관한 특별법(제4조1항)은 금융회사가 전기통신금융사기의 사기 이용 계좌로 의심될 경우 해당 계좌에 지급정지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업체의 금융계좌 동결은 이를 근거로 이뤄졌다.
A 업체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에 사용됐다는 이유로 계좌가 동결됐던 시기가 있었다"며 "당시 해당 계좌가 범죄에 사용되지 않았다는 '입증책임'이 개인(계좌주)에게 있어 3주 이상 대금결제 등 자금을 운용하지 못해 진땀을 흘린 기억이 있다"고 당시 상황을 소회했다.
또 B업체 관계자는 "신고인이 계좌를 풀어주겠다면서 일정 금액을 요구해 왔다"며 "이후로는 계좌 동결 등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예방 차원에서 여러 개의 법인계좌를 만들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주세관은 이들 업체처럼 영세 수출입 업체가 불법 외환거래로 피해 입지 않도록 외환거래 절차를 사전 안내(홍보)하는 한편 수출입거래와 가상자산 관련 불법 외환거래 단속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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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관 관계자는 "K화장품·의류 수출이 증가하면서 가상자산의 특성을 악용한 외환 범죄가 확산하고 있다"며 "환치기 자금은 보이스피싱, 마약류 불법거래 등 중대 범죄와 연계돼 기업 운영에 치명적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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