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석유류 '쇼크'에도 3월 물가 2.2% 선방…농산물·정책효과가 방어(종합)
유가 급등에도 발빠른 정책으로 일부 억제
공정위 담합 조사 영향…가공식품 안정세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2%대 중반까지 치솟을 것으로 우려됐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은 2.2%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석유류가 2022년 10월 이후 최고 상승 폭을 기록하며 물가를 압박했으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과 기온 상승에 따른 농산물 공급 확대,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조사에 따른 가공식품 가격 안정이 전체 물가 상승 폭을 억제한 결과다.
석유류 9.9% 급등… 최고가격제로 일부 상쇄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8.80(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2개월 연속 2.0%를 기록했던 물가지수는 3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으나, 당초 2% 중반대를 예상했던 시장의 우려에 비하면 비교적 완만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달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주범은 역시 석유류였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지난달 2.4% 하락했던 석유류는 이번 달 9.9% 상승으로 급격히 반등했다. 이는 2022년 10월(10.3%) 이후 3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는 지난달 -0.09%포인트에서 이번 달 0.39%포인트로 급증하며 전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휘발유는 8.0%, 경유는 17.0% 각각 상승했다. 다만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국제유가 상승분이 일부 상쇄됐으며, 유류세 인하도 4월 이후부터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교통은 1년8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5.0%)을 기록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향후 석유류 가격 상승 영향으로 국제항공료 등이 인상될 여지가 있다"며 "아직은 석유류를 활용한 2차 제품이나 외식업 등에서 가격 영향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농산물·가공식품이 물가 '방패'… 담합 조사 효과 '톡톡'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은 물가 상승 폭을 낮추는 '방패' 역할을 했다. 농산물은 기온 상승으로 채소류와 딸기, 오렌지 등의 공급이 늘며 전년 동월 대비 5.6% 하락했다. 지난달(-1.4%)보다 하락 폭이 4.2%포인트 커졌으며, 물가 기여도 역시 -0.19%포인트를 기록해 전체 물가를 억제하는 데 기여했다.
가공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 지난달 2.1%에서 이번 달 1.6%로 상승 폭이 둔화됐다. 물가 기여도는 0.14%포인트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축소됐다. 특히 설탕은 2023년 9월(-3.8%) 이후 가장 큰 하락 폭(-3.1%)을 기록했으며, 밀가루도 18개월 만에 최저인 -2.3%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설탕과 밀가루는 올해 들어 공정위가 관련 기업의 담합 제재 결과를 발표했거나 조사 중인 상품이며, 출고가 인하 등 업계의 자발적인 가격 인하가 확산 중이다.
서비스 물가에서는 설 명절 성수기 요인이 빠지면서 개인서비스 상승 폭이 전년 동월 대비 기준 3.2%를 기록해 지난 2월(3.5%)보다 낮아졌다. 이 심의관은 "명절 기간 급등했던 승용차 임차료, 콘도 이용료, 해외 단체 여행비 등이 하락 전환하거나 상승 폭이 축소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서비스와 공공서비스, 집세를 합한 서비스 물가 기여도는 전월 대비 0.15%포인트 축소되며 물가 억제에 기여했다. 다만 내구재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하며 2월보다 오름폭이 0.5%포인트 커졌다. 신제품 출시 영향 등으로 컴퓨터(12.4%)와 휴대전화(2.3%) 가격이 오르고 가구류의 세일 종료에 따른 원가격 상승이 반영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하며 전월(2.5%)보다 낮은 안정세를 이어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2%로 지난 2월(2.3%)보다 상승 폭이 축소됐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더니"…2029년 '대폭락' ...
재정경제부는 "중동 전쟁 영향 및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등으로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정부는 체감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특히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 에너지 수급관리 등 가격 안정 노력을 지속하고, 민생물가 태스크포스(TF) 및 '중동전쟁 물가대응팀' 가동을 통해 주요 품목들을 집중 점검하고 신속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