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조 조치 근거 쌓나… 베일 벗은 美 NTE, 韓 지적사항 들여다보니
NTE 통해 각국 무역장벽 지적
비시장 정책·관행 항목 신설
韓엔 노동·AI 인프라 첫 거론
전문가들 "통상 압박 근거자료"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을 포함한 16개국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 가운데 각국의 무역장벽을 지적하는 내용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에 대해 인공지능(AI) 인프라 협력과 관련한 미국 기업의 피해, 단체 교섭권 인정과 강제 노동 철폐 등 노동 문제를 거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가 향후 관세 부과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은 31일(현지시간) '국별무역장벽보고서(NTE)'를 통해 각국의 무역장벽을 지적했다. USTR은 매년 3월 말 NTE를 발간해왔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보고서가 현재 진행 중인 무역법 301조 조사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올해 NTE에서는 비시장 정책·관행 항목이 신설됐다. 각 국가의 산업정책, 과잉생산, 국산품 우선 구매, 차별적 규제 집행, 제3국 비시장 관행에 대한 미흡한 대응 등 미국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광범위한 비시장 행태를 별도로 적시했다.
한국 관련 지적사항에는 경제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분야가 새롭게 언급됐다. USTR은 이번 보고서에서 'AI 인프라 조달'과 관련해 지난해 5월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MSICT)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클라우드 자원 조달 입찰을 진행했지만, 미국 기업의 참여가 제한되거나 사실상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또 산업통상부가 해외 클라우드제공기업(CSP)이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국가 핵심 기술 관련 업무에 허용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USTR은 "미국 내 이해관계자들은 국가 핵심 기술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산자부와 협력해 왔으며, 산자부에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발표할 것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관세 회피' 비협조와 관련한 사항도 처음 거론됐다. USTR은 "한국은 미국과 관세 회피 협력 협정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체결 과정에 있지 않은 소수의 주요 미국 무역 파트너 중 하나"라며 협정의 부재가 한미간 합법적인 무역을 저해하며, 제3국 제조업체의 고위험 화물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밝혔다.
노동과 관련한 사항도 지적됐다. 특히 지난해 미 관세국격보호청(CBP)이 인도 보류 명령(WRO)을 발령한 '태평염전 천일염 의혹'을 재차 언급하며 한국의 결사의 자유, 단체 교섭권 인정, 강제 노동 철폐 관련 법률 및 집행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밖에도 한국의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 문제 등을 적시했다.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보고서에서 입법 추진 상황과 제도 설계를 구체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보고서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글로벌 매출을 기준으로 특정 디지털 서비스 사업자를 사전 규제 방식으로 지정해 경쟁 제한 행위와 콘텐츠 관리 의무 등을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해당 규제가 한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향후 추가 관세 부과의 근거가 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참고자료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301조 조사와 후속 조치, 또는 양자 통상압박의 근거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NTE와 301조 조사 가능 분야로 동시 언급된 분야에는 ▲과잉생산 ▲강제노동 ▲약가 정책 ▲디지털서비스세 등이 포함된다.
신원규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상호 관세와 같이 광범위한 형태로 적용되지 않더라도 301조를 적용해 보다 법적 안정성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라며 "향후 이를 근거삼아 디지털 등 분야에 범위를 확장해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무협 관계자는 "한국에 대해서만 특별히 언급하고 있다기보단 다른 국가에도 동일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아서 당장의 큰 의미 부여를 할 필욘 없다"면서도 "301조 조사가 이미 게시됐거나 예고된 부분에 대해서는 더 유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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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R은 오는 15일까지 서면의견과 공청회 참석 신청을 접수한 후, 5월 5일부터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전에는 301조 조사를 완료하기 위해 1년가량이 소요됐지만,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이번에 새 관세를 부과하는데 5개월이면 충분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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