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주담대 규제, 임차 시장으로 불똥…"전세 줄고 주거비 부담 상승"[부동산AtoZ]
다주택자들 아파트 매각하면서 전세 공급 우려
수요·공급 불일치에 주거 부담 상승 전망
"전세 매물 말라가 시장 불안 이어질 수 있어"
"바로 옆에 26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있긴 한데 현재 들고 있는 전세 매물은 2건뿐이네요. 다주택자들이 집을 더 내놓는다면 전세 매물은 더 줄 거고 그러면 값도 뛰겠죠."(노원구 상계동 A공인)
정부가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수도권 및 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불허하면서 임대차 시장에 대한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는 경우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규제 예외가 적용된다. 하지만 집주인이 매각할 경우 갱신 없이 비우고 떠나야 해 임차인 주거 불안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세 공급이 주는데 수요는 여전해 주거비 상승도 예상된다.
정부는 오는 17일부터 수도권 및 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대책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13일 다주택자 대출 규제 강화를 처음 지시한 이후 47일 만에 공개됐다.
이번 규제는 소재지와 관계없이 2채 이상을 보유한 개인과 임대사업자(법인) 모두에 적용된다. 다만 임차인이 거주 중인 아파트는 전월세 계약 종료 시까지 대출 회수를 유예하는 예외를 뒀다.
이런 예외에도 시장에선 전세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주택 임대인이 아파트를 매각할 경우 현재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면 집을 비워야 하기 때문이다. 갱신 계약이나 계약갱신청구권은 오는 16일까지만 사용할 수 있어 그 이후엔 연장도 불가하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 공급 자체가 줄어 주거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라면서 "지금 흐름 자체가 매매 물건을 많이 출회시키고 내 집에 내가 거주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전세 공급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다음 달 9일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조치로 인해 시장에 매매 물량은 늘지만 전세 물량은 점차 줄어든 상황이어서 이번 규제로 감소세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1만573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초와 비교할 때 32%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해당 기간 노원구가 65.6% 감소했고 이어 구로구(60.4%), 금천구(60.2%), 중랑구(59.0%) 순으로 전세 매물이 줄었다.
전세 공급이 줄어든 만큼 어쩔 수 없이 월세로 수요가 이동해야 해 월세 비중은 날로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 아파트 시장에선 대출을 통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막히면서 전세 공급이 줄어 월세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2026년 2월 주택 통계를 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전년 동기보다 6%포인트 상승한 49.8%로 나타났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조치는 아파트 전세매물 축소와 월세화를 부를 수 있어, 매매시장 안정 효과와 달리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는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고 했다.
문제는 전세 공급 감소가 보증금 상승 또는 월세 전환으로 연결돼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축 등 서울에 전세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설 수 없는 무주택자가 여전해 수요, 공급이 불일치하는 것이다.
구로구 구로동 B공인은 "전용면적 59㎡의 경우 올해 초 대비 전세 보증금이 5000~6000만원 뛰었다"라며 "물건이 딱 1개 있는데 전셋집을 찾는 문의는 줄지 않는 실정인데 앞으로 더 줄게 생겼으니 보증금은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 보증금과 월세가 같이 높아지고 월세 전환도 되게 빨라서 산업단지 등에선 월세 비중이 60%가 넘어가는 곳도 있다"라며 "이번 규제를 포함해 전월세 가격을 높일 수 있는 구조가 존재하는 만큼 매월 부담해야 하는 주거비는 점점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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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도 "전세 매물은 기간이 지날수록 말라가는 상황이어서 임차 시장 불안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라며 "인플레이션 영향도 있겠지만 구조적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높기 때문에 전월세 비용이 높아지는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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