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천장 무너져 머리서 출혈" 수영하다가 날벼락…"7억 하늘서 뚝 떨어지나" 보수 뒷전
지난달 13일 오전 6시 40분께 서울 중랑구 한 민간 스포츠센터 걸려 온 119신고.
쿵 하는 굉음이 울리더니 지하 2층 수영장에서 물길을 가르던 A씨의 머리 위로 천장 구조물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시민 다수가 동시에 이용하는 체육시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자체 책임을 강화하고 강제력 있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영장 천장 붕괴 사고
노후 체육시설 관리 공백
형식적 점검에 그친 안전관리…보수는 뒷전
영업 허가권 쥔 지자체, 관리·감독 책임 도마
"보수 미이행시 영업정지 등 강제조치 필요"
"수영장 천장이 무너져서 회원 머리에서 피가 나요. 빨리 와주셔야 할 것 같아요!"
지난달 13일 오전 6시 40분께 서울 중랑구 한 민간 스포츠센터 걸려 온 119신고. 쿵 하는 굉음이 울리더니 지하 2층 수영장에서 물길을 가르던 A씨의 머리 위로 천장 구조물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새벽 시간대라 이용객이 많지 않았지만, 자칫 대형 사고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노후 체육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이 형식에 머물면서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 없이 육안 점검에 그치고, 행정 당국이 보수도 즉각 강제할 수 없어 관리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준공 25년이 넘은 노후 스포츠센터다. 수영장 천장 마감재가 붕괴하며 이용객 4명이 부상을 당했다. 수영장 내 염소가스와 습기를 배출할 환기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탓에 천장의 철물이 부식됐고 결국 붕괴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이전부터 마감재가 떨어지는 등 이상징후가 포착됐다. 센터 측도 붕괴를 우려해 그물망까지 설치해둔 상태였지만 실질적인 보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센터 관계자는 "약 7억원에 달하는 보수 비용에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감당할 여력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수영장은 안전관리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습기 등에 의한 사고가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울산 동구국민체육센터에선 올해 2월 수영장 내부와 천장 상부 공간 간 압력 차로 마감재가 들뜨며 자재가 떨어지는 사고가 났다. 청주실내수영장에서도 지난해 6월 천장 마감재 약 30㎡가 붕괴했다.
문제는 이 같은 위험이 점검 단계에서 걸러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행 체육시설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반기별로 대형 체육시설에 대한 안전검검을 실시해야 한다. 다만 점검 인력의 구성과 자격에 전문가 참여가 강제돼 있지 않아 통상 지자체 공무원이 육안으로 확인하는 수준에 그친다. 중랑구 관계자는 "점검 당시 육안으로 큰 문제는 없어 보였고 노후화에 따른 보수 필요성을 구두로 전했다"며 "전문가 없이 구청 직원들이 점검하는 구조에는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육안으로 문제가 발견돼도 곧바로 보수 작업이 강제되지 않는다. 안전점검에서 중대한 결함이 확인될 경우 시설 소유자가 보수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착수까지 최대 1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이렇다 보니 위험 요인을 확인하고도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보수가 미뤄지는 상황이 생긴다.
중랑구 사고가 난 센터 측도 비용 부담과 운영 구조 탓에 보수 지연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센터 관계자는 "공공 체육시설은 세금으로 유지·보수가 되지만 사설은 이용료 수익에 의존해 노후화 대응이 쉽지 않다"며 "보수를 미루다 보면 경쟁력이 떨어져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항변했다.
시민 다수가 동시에 이용하는 체육시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자체 책임을 강화하고 강제력 있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며 "관할 구청에서 위험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점검 자체의 문제, 알고도 조치하지 않았다면 업주가 관리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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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막대한 보수 비용을 감당하기보단 과태료로 버티는 관행 아래 불특정 다수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가 벌어지고 있다"며 "지자체가 체육시설 영업 허가권을 가진 만큼 안전점검 결과를 문서화하고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영업정지·폐업 등 행정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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