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고물가 속 '실속' 택한 젊은층
中서 유행하는 '시티 워크' 트렌드
'배달 데이트' 확산…부수입 확보도
즐거움과 실익 동시에 챙겨 인기

편집자주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문화와 트렌드를 주도하며, 사회 전반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는Z금]에서는 전 세계 Z세대의 삶과 가치관을 조명하며, 그들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최근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시티 워크(City work)'라고 불리는 독특한 데이트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이는 퇴근 후나 주말 등을 활용해 연인과 함께 음식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데이트를 즐기는 문화를 뜻한다. 고물가 시대에 데이트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부수입까지 올릴 수 있어 실용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비싼 저녁 대신 '함께 배달'…고물가 영향

최근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시티 워크' 트렌드가 유행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최근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시티 워크' 트렌드가 유행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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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티 워크' 트렌드에 주목하며 "중국 청년들은 음식 배달을 데이트의 연장선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로맨틱한 저녁 시간에 전기 자전거를 타고 음식을 배달하는 이 혁신적인 방식은 번아웃을 극복하는 동시에 소소한 용돈까지 벌 수 있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데이트 방식은 간단하다. 보통 한 명은 스쿠터를 운전하고, 다른 한명은 주문 음식을 수령 및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는 단순히 고된 노동이 아니라 함께 도심을 누비는 즐거운 경험으로 치환된다. 실제로 이러한 방식의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들은 도시 곳곳을 가로지르며 나누는 대화와 웃음이 서로의 유대감 강화에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허난성 정저우 출신의 여성 리모씨는 지난해 7월부터 연인과 함께 배달 데이트를 시작했다. 매일 저녁 약 2시간 동안 5~8건의 주문을 완료해 한 타임당 약 40위안(약 8700원)을 번다. 리 씨는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진심으로 즐겁다"며" 우리가 번 돈은 여행 자금으로 쓰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배달 업무를 하나의 '콘텐츠'로 인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쓰촨성 청두의 20대 여성 리즈씨는 연인과의 배달을 '게임'처럼 즐긴다. 배달 앱의 지도를 살피며 목적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마치 게임 속 미션을 완수하는 과정처럼 즐기는 것이다. 리즈씨는 "집에서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번 돈을 바로 사용할 수도 있다"며 "성취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이들 커플 역시 벌어들인 부수입을 데이트 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숨겨진 명소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광둥성의 아지에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오래된 동네에서 주문받는 것을 즐긴다"며 "골목길과 뒷길을 누비는 것은 우리가 숨겨진 명소를 발견하고 광저우의 색다른 면을 경험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임금 정체·청년 실업…지출 방식 변화"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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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트렌드는 최근 중국의 경제 상황과 연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AFP통신은 '중국 소비자들, 소비 부진 속 저가 상품과 중고품 찾아 나선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지의 변화된 분위기를 집중 조명했다. AFP통신은 "임금 정체와 청년 실업, 그리고 수년간 이어진 부동산 위기가 중국 소비자들에게 기존의 지출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과거 중국인들은 체면을 중시하며 최신 명품이나 신제품에 열광했으나, 최근 경제적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실질적인 이득을 우선시하는 '실속형 소비'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상하이의 한 중고서점에서 만난 고객 류모씨(42)는 "모두가 경제적 압박을 느끼고 있어 더 저렴한 물건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장기화된 경기 침체 속에서 실리를 중시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연애 또한 낭만보다는 실속을 챙기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젊은 층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국내서도 부업 나서는 직장인들 ↑

"오빠 달려, 우리 여행 자금으로 쓰게"…음식 '배달 데이트'로 부수입 챙기는 中 청년들[세계는Z금] 원본보기 아이콘

고물가로 인한 생활비 부담은 비단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에서도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배달 등 부업에 나서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중소기업 임금근로자의 일시 휴직 및 부업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부업을 하는 중소기업 임금근로자 수가 지난해 37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27만7000명에서 5년 사이 37.1% 증가한 수치다. 중소기업에서 부업을 하는 임금 근로자의 주 평균 부업시간은 지난해 기준 10.9시간으로 집계됐다.


부업의 형태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인크루트의 긱워커 플랫폼 '뉴워커'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어떤 부업을 하고 있는지 묻는 말에 ▲행사·이벤트 진행요원(37.2%)이 가장 많았고, ▲디자인·번역·시험감독·강의 등 능력 기반 부업(27.5%) ▲당일 급구 아르바이트(27.2%) ▲SNS·블로그 운영(20.8%) ▲배달(12.2%)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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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부업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추가 수입 확보(82.5%)였다. 이어 ▲본업에서 자아실현이 되지 않아(6.9%) ▲시간적 여유(5%) ▲새 직업 탐색(5%)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업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부업 정보 부족 54.3% ▲시간 부족(23.1%) ▲체력 부족(11.7%) ▲본업 수입 충분(4.6%) 순이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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