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1명이 바꾼 흐름…영양, 소멸의 방향을 거꾸로 틀다
반년 새 5.4% 증가 경북 1위
기본소득·정주정책 결합한 ‘역주행 성장’
경북 영양군이 지방소멸 위기의 상징이라는 낙인을 스스로 지워내며 인구 반등의 뚜렷한 궤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감소 일변도였던 지방 인구 흐름 속에서 오히려 상승 곡선을 그리며, '소멸은 숙명'이라는 통념에 균열을 내는 이례적 사례로 부상했다.
영양군에 따르면 최근 6개월(2025년 8월~2026년 2월) 동안 군 인구는 5.4% 증가해 경북 22개 시·군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감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울진군이 0.1% 증가에 그치고 포항·구미 등 주요 도시가 감소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독보적인 상승 폭이다.
특히 2025년 8월 1만5165명까지 떨어지며 존립 위기마저 거론됐던 영양군은 불과 반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2026년 3월 기준 인구 1만6000명 선을 회복하며 3년 만에 '심리적 마지노선'을 다시 넘어섰다. 단순한 수치 회복을 넘어, 지역 생존 가능성을 다시 증명해낸 변곡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반등의 핵심에는 과감한 정책 실험이 자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전 군민을 대상으로 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다. 월 20만원의 지역화폐 지급은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고 정주 안정성을 높이는 '순환형 경제 구조'를 만들어냈다고 분석한다. 주민이 떠나지 않는 기반을 먼저 구축했다는 점에서 기존 인구 유치 정책과 결이 다르다.
여기에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양수발전소 유치, 정주형 소규모 농원(S-Farm) 조성, 주거 인프라 확충 등이 맞물리며 '일자리-주거-생활'이 연결된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진행됐다. 일시적 유입이 아닌 체류형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정책 효과의 질적 전환도 감지된다.
재정적 뒷받침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영양군은 2026년 지방소멸 대응 기금 투자계획 평가에서 전국 최고 등급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정책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확보된 재원은 주거·청년·농업 분야 핵심 사업에 투입되며 인구 정책의 지속성을 담보할 '마중물' 역할을 할 전망이다.
생활밀착형 행정 또한 반등을 떠받친 또 다른 축이다. 경북 최초 생활민원 바로 처리반 운영, LPG 배관망 구축 등 주민 체감형 정책은 행정 신뢰도를 끌어올렸고, 이는 지역에 머무르려는 선택으로 이어졌다. 결국 영양의 변화는 '정주 여건'이라는 인구정책의 본질을 정면으로 파고든 결과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영양군은 이번 인구 회복을 발판으로 남북 9축 고속도로 조기 건설 등 광역 교통망 확충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리적 고립을 해소하지 못하면 현재의 반등이 일시적 성과에 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사례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지방은 줄어드는 곳이 아니라, 정책과 선택에 따라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영양군의 5.4% 증가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지방정책의 방향을 다시 묻는 신호에 가깝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부르는 게 값' 이젠 없어서 못 팔아요…이미 80% ...
지금 영양이 맞닥뜨린 과제는 더 분명하다. '반등'이라는 성과를 넘어 '지속 가능한 구조'로 이어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소멸의 경계에서 돌아선 이 작은 군이, 과연 대한민국 지방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