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눌린 서민들 위안…폴란드엔 '우유 식당' 있다 [맛있는 이야기]
유제품 위주로 저렴한 가정식 판매
동유럽 국가 특유 국가 지원 뷔페
19세기부터 서민 식당으로 인기
매년 치솟는 밥상 물가와 무관하게 언제나 저렴한 식당은 없을까. 폴란드에는 고물가에 짓눌린 서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우유 식당'이 있다. 비록 화려한 스테이크나 고급 요리를 판매하지는 않지만, 가난한 대학생과 직장인들에게는 매일 저렴한 가격에 따뜻한 식사를 대접받을 수 있는 고마운 장소다.
저렴한 폴란드식 뷔페 '우유 식당'
우유 식당(바르 믈레츠니·Bar meleczny)은 20세기 내내 폴란드 전역으로 퍼진 뷔페식 식당이다. 폴란드의 서구화가 진행된 지금도 수도 바르샤바를 비롯한 주요 도시 곳곳에서 우유 식당을 찾아볼 수 있다.
'우유'라는 명칭이 들어간 식당답게 메뉴 대부분은 유제품이다. 절인 오이와 크림을 넣어 끓인 오이 수프, 토마토수프, 치즈·계란·밀가루로 만든 폴란드식 만두인 레니프키, 치즈를 곁들인 팬케이크인 날레시니키, 돼지 안심을 두드려 넓게 편 뒤 튀긴 코틀레트 스하보비 등을 맛볼 수 있다. 가격은 10~12즈워티(약 4000~4800원) 사이다.
음식을 주문한 뒤 조리가 완료되면, 손님은 직접 접시를 들고 테이블에 앉는다. 모르는 사람과 어깨를 맞댄 채 요리를 비운 뒤 다른 사람을 위해 빠르게 자리를 뜨는 게 이 식당의 에티켓이다.
화려한 음식도 없고, 서비스도 열악하지만, 우유 식당에는 매일 직장인, 대학생 등 손님들이 몰린다. 시장 물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요리를 판매하기 때문이다. 우유 식당 상당수는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19세기부터 소련 시대까지 살아남은 식문화
폴란드를 비롯한 구 소비에트 연방(소련) 출신 국가들에는 이처럼 '국가 지원 뷔페'가 지금도 남아있다. 러시아의 스탈로바야(Столовая·구내식당), 우크라이나의 푸자타 하타(Puzata hata·붉은 간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 간단한 가정식을 판매하며, 뷔페처럼 옹기종기 둘러앉아 빠르게 취식하고, 국가 지원을 받기 때문에 매우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소련 시절 러시아는 이런 뷔페를 전국에 퍼뜨려 굶주린 노동자들을 먹였다.
다만 폴란드의 우유 식당은 공산주의 시대의 잔재가 아니다. 폴란드 식문화 매체 '컬처 폴란드'에 따르면, 우유 식당의 원조는 1896년 부유한 지주 낙농업가의 아들로 태어난 스타니스와프 드우제프스키의 식당 사업이라고 한다.
드우제프스키는 목장에서 얻은 신선한 우유와 치즈로 유제품을 테마로 한 저렴한 한 끼 식사를 조리해 판매했고, 해당 식당이 인기를 끌면서 폴란드 전역에 우유 식당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 또한 다른 유럽과 마찬가지로 1차,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궁핍해졌는데, 특히 1920년대 긴축 재정 당시 우유 식당은 궁핍한 서민들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컬처 폴란드는 "2차 대전 이후 소련으로 편입된 폴란드에서는 외식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매우 한정적이었다. 공산주의 체제 아래 일반적인 식당은 찾아볼 수 없었고, 우유 식당만 가득했다"면서도 "공산주의 시절 고객 만족은 절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하지만 현대 우유 식당은 소련 시절의 기괴한 장소와는 전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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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제는 폴란드 특유의 분위기를 간직한 채 맛 좋고 신선한 음식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장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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